넷플릭스, 국내업체와 계약 난항 `서비스 차질 불가피`

넷플릭스가 내년 초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지만 지상파 방송3사, CJ E&M 등 국내 주요 콘텐츠업체는 물론 이동통신 3사 등 플랫폼 사업자와 전혀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국내업체와 계약 난항 `서비스 차질 불가피`

1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 MBC, SBS 지상파3사, CJ E&M 등 국내 콘텐츠사업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3사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조건으로는 계약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앞서 이통3사에 콘텐츠 수익 배분 9대 1, IDC 센터 무료 이용을 요구했다.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국내 주요 인기 드라마를 수급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2000여개 TV프로그램과 9000여편 영화 콘테츠를 보유한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로 내년 초를 목표로 국내 사업을 준비해 왔다.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와 협상에 실패하면서 국내 영향력이 미풍에 그칠 전망이다.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만으로는 국내 방송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국내 콘텐츠사업자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조건이 국내시장 가격보다 낮아 계약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가 제시한 국내 콘텐츠 수급 비용은 실제 지상파 콘텐츠 거래 금액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관계자는 “제시한 콘텐츠 금액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 조건대로면 계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E&M도 넷플릭스가 요구한 금액이 시장 유통 콘텐츠 가격에 못 미쳐 계약을 하지 않을 입장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3사가 운영 중인 OTT ‘푹’과 플랫폼이 겹쳐 지상파 경쟁상대가 된다는 점도 계약을 막는 배경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우리 플랫폼 ‘푹’과 사업 충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도 넷플릭스가 원하는 조건으로는 도저히 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이통사와 손잡고 IPTV 내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었다. 이통사는 넷플릭스가 요구하는 조건이 국내 사업자와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통사에 콘텐츠 수익 배분 9대 1, IDC 센터 무료 이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TV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수익을 보통 35대 65로 배분한다. IDC센터를 사용하는 포털 등 사업자에 유료로 대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와 제휴 없이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하우스오브카드’ 등 자체 인기 콘텐츠만으로는 국내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 유료방송 가격이 저가에 형성돼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웬만한 콘텐츠 파워 없이는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서비스 가격은 1만원 정도인데 인기 있는 미드만을 보기 위해 그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얼리스트는 실제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훌루’가 과거 일본 진출 당시 일본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하지 않아 일본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넷플릭스는 일본에서도 많은 일본 콘텐츠 사업자와 계약하지 않았다”며 “넷플릭스 콘텐츠가 제한적이어서 성과가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