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업계, 세계 최대 파머징 시장 `중국`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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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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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업계가 세계 최대 파머징(신흥 제약시장)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한다. 중국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집중된 `건강` 관심 등을 빠르게 파악해 현지 전략을 마련했다.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무대인 동시에 미국·유럽 시장 진출 관문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CJ헬스케어, 아미코젠, 휴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회사 인수 및 임상 허가 신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과정
<유전체 분석 과정>

데이터 기반의 현대정보의학은 유전체 분석에서 시작한다. 중국에서도 고령화, 선진국형 만성질환 증가로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구현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 `헬로진` 출시를 위해 합작법인 북경태래건이과기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중국 검체 수탁 기관인 북경덕이화강기술유한공사, 베이징대병원 등이 800만위안(약 14억4000만원)을 공동 출자했다. 중국 내 30개 대학병원 네트워크로 유전체 분석 서비스 임상연구 및 상업화를 협의한다. 마크로젠도 중국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고 영업에 들어간다.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통 큰 투자도 이어진다. 효소 전문 기업 아미코젠은 지난해 9월 중국 제약기업 산동루캉리커약업유한공사를 292억원에 인수했다. 무균원료의약품원료(API)와 효소기술을 적용, 친환경 그린 API 의약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혈당측정기 공급 기업 아이센스는 중국 장쑤성 장자강시 산업단지에 생산 공장을 세웠다. 혈당스트립을 연간 3억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중국 내 영업 조직에 130명을 추가 충원했다.

휴젤 회사 전경
<휴젤 회사 전경>

중국 내 미용·성형 열풍을 타고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도 있다. 보톡스·필러 전문 업체 휴젤은 주력 제품인 `보툴렉스`의 임상3상 허가 신청을 해 둔 상태다. 중국 사환제약과 보툴렉스 독점 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현지 보톡스 개발업체가 2곳에 불과, 임상만 통과하면 시장 안착이 가능하다.

휴젤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소득 향상으로 미용에 관심이 커지면서 보톡스, 필러 등 수요가 늘었다”면서 “한류 열풍으로 한국형 미인이 주목받으면서 한국 보톡스나 필러 수요도 높다”고 설명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중국 소화기 전문 제약사 뤄신과 1000억원 규모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다양한 중국 제약, 바이오 기업과 접촉해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 필요한 경우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신창타이(뉴노멀)로 대변되는 중국 경제 상황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대안 산업으로 바이오 헬스케어를 꼽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8회 중국 바이오 산업대회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중국 바이오 의약산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약 2조위안(약 362조5000억원)에 이른다. 바이오의약 시장 규모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연평균 25%의 성장세를 나타낸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는 중국 전역에 56개 바이오 의약산업기지를 구축했다. 자국 산업 육성과 함께 각종 세제 혜택으로 글로벌 기업 투자도 유도한다. 2020년 이후 미국·유럽을 위협하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성공 안착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 중국은 지역별 바이오 헬스케어, 의료 등 관련 법제도가 다르다. 공략 지역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자국 기업 육성 제도도 걸림돌이다. 시장 진입에 필수로 여겨지는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신중해야 한다. 기술 보안이 생명인 바이오 업계의 기술 유출 우려도 크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중국은 17개 자치구가 개별 국가처럼 운영되는 특성이 있고, 최근 외국 기업의 진출 규제가 강화돼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공신력 있는 전문 컨설팅 협조와 기밀 유지 계약 조항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