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일자리 창출에 벤처·스타트업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채용박람회는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열렸지만 최근 `제2의 벤처붐`이 조성되면서 강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채용박람회장 주인장이 됐다. 대기업 못지않은 기술력과 함께 벤처기업만의 열정과 패기에 젊은 인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열린 `강소·벤처·스타트업, 청년매칭 2016년 잡페어`를 방문해 “정부는 앞으로 일관되게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해 나가면서 과감한 규제개혁과 연구개발(R&D) 지원, 신산업 육성으로 강소·벤처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용 박람회는 대기업이 아닌 강소·벤처·스타트업 기업 350여개사 참여, 1200여명의 청년인재 채용에 나서 주목받았다. 스타트업은 평균 3명 정도 인재채용 계획을 밝혔다.
박람회는 크게 △청년구직자 현장 면접을 진행하는 벤처·스타트업 채용관 △중견·강소기업 채용관 △벤처·스타트업 제품 전시관(20개)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박 대통령 아이디어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은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중소기업은 젊은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을 창조경제센터에서 육성된 스타트업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것이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높은 기술력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강소·벤처·스타트업 기업으로 청년 일자리 시야를 넓히기 위한 목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전시된 주요 제품 시연에도 직접 참여, 이들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성장잠재력, 일자리 비전을 청년에게 소개했다.

벤처기업 `이놈들연구소` 부스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최현철 대표에게 “손끝만 귀에 대면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게 할 수 있는 이 `스마트 시계줄`은 정말 혁신적이고 놀랍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좋은 인재를 찾아 꼭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놈들연구소는 2014년 삼성전자 사내 과제로 시작하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손가락 등 신체 부위를 통해 소리를 전송하는 스마트 시계줄 형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내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15억원의 글로벌 펀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이번 박람회 기간 동안 해외 마케팅 담당자 등 5명을 뽑는다.
박람회는 청년들이 강소·벤처·중견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물론이고, 취업해서도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제도와 연계돼 운영된다. 청년희망재단에서 박람회를 통해 구직 청년을 최종 채용한 기업에 인재지원금(월50만원×6개월)을 지원한다. 또 박람회를 통해 청년인재를 채용하지 못한 기업은 기업이 원하는 날짜, 장소에서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 청년 채용이 완료될 때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구직 청년들에게는 자기소개서 작성 등 면접·서류 컨설팅도 패키지로 지원한다.
이 외에 고용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조기에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청년 내일채움공제(2년 근속시 1200만원 자산형성 지원)`를 적극 알렸다.

박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청년 여러분과 여러분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고 계실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저도 가슴이 온통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심정”이라며 “정부는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