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국무총리를 교체했다. 여론이나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반발이 그래도 덜할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공석 참모를 먼저 선임한 뒤 결정할 것이란 생각을 뒤집었다.
![[사설]박근혜 정부, 통렬한 반성이 먼저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611/877659_20161102170403_512_0001.jpg)
국회는 발칵 뒤집혔다. 야3당은 거국내각 구성 논의가 오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총리를 지명하는 형국까지 가자 격앙됐다. 즉각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청문회를 거부하겠다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여러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은 난국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김 총리 내정자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 내정자는 노무현 참여정부 때의 핵심 인사다. 새누리당이 먼저 책임 총리 후보로 대통령에게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평상 시국 같으면 집권당 밖 인물도 인물이지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파격 발탁이다.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으로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국은 이 때문에 더 꼬였다. 문제는 총리의 정치적 입장이나 생각이 아니라 선임 방식과 절차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총리 인선에 신중했어야 한다. 국민은 혁신 총리, 책임 총리가 아니라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통하는` 대통령 자세를 원했다.
김 내정자가 견뎌야 할 정국의 무게가 천근이다. 임명 과정에서 `불통`을 넘어야 하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의 비난을 다독여야 한다. 사나운 민심을 달래는 일은 국정을 `혁명적`으로 개혁해도 될까 말까다. 현재 대통령 지지도와 민심으로는 무대에 오르는 일조차 버겁다.
대한민국은 시계 제로(0)의 어둠과 불확실성 앞에 서 있다. 내수경기는 고꾸라지고, 수출도 장벽에 부닥쳐 있다. 결국 문제는 정치이고, 문제는 경제다.
김 내정자가 2일 “많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 `많은 사람` 속에 야당, 그리고 여당, 그리고 90%가 넘는 성난 민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 이야기는 다시 박 대통령에게 온전히 전달돼야 한다. `최순실`을 지울 만한 통렬한 반성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