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투자한 R&D가 152개…검증없는 관행적 지원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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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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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가 152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과제 중 상당수는 철저한 과제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매년 관행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지속연구개발 150개 과제에는 올해만 총 4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7년 예산안 검토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까지 20년을 초과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R&D 사업은 총 152개다. 152개 사업은 주요 R&D(기초·미래성장동력 등) 59개, 일반 R&D(국방·인문사회 등) 93개 과제다.

중소기업청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특화산업육성사업`, 농림축산식품부 `농생명산업기술개발`과 각종 출연연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예산만 총 4조5052억원이 배정됐다.

11~20년 동안 연속으로 예산을 배정한 사업(149개, 올해 예산 3조8958억원)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10년 넘게 지원하는 중장기 R&D 사업은 총 201개, 연간 예산은 8조4010억원이다.

문제는 사업 종료기간을 명시하지 않는 `계속지출사업`이라 부실 사업까지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매년 관행적으로 지원받는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예산안 편성 시 계속지출사업 세부 과제만 살펴볼 뿐 사업 자체는 검증하지 않는다.

예결위에 따르면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도입된 2008년 이후 새로 추진한 대형 사업은 대부분 예타를 거쳐 총사업비, 사업기간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예타 도입 전부터 추진해온 계속지출사업은 예타를 거치치 않고 종료기한 설정 없이 관행적으로 재정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정작 중장기 지원이 필요한 R&D에는 예산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특정 R&D 사업에 20년 넘게 예산을 투입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계속지원사업이라는 이유로 타당성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매년 예산을 투입하는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타제도 도입 후 추진된 사업도 일부는 과목구조개편 등을 거치며 예타 결과와 반대로 지원을 계속했다.

예결위는 미래부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이 예타 결과 2012년까지만 신규 과제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내년에도 예산이 배정됐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조선해양산업핵심기술개발`은 예타 결과 2015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에코에너(Eco-Ener) 플랜트경쟁력확보` 사업을 다른 사업과 구조 개편하는 과정에서 계속지출사업으로 변형됐다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정부가 국가재정법을 준수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R&D 예산을 편성·운용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관련 법령을 정비하거나 국가재정법에 따른 타당성 재조사, 사업계획적정성검토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16년 R&D 계속지출사업 유형별 현황(단위:억원)

20년 넘게 투자한 R&D가 152개…검증없는 관행적 지원 끊어야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