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화사업 예산 너무 많다”…대개편 예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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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중앙행정부처 정보화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너무 많다며 정부에 종합 점검을 주문했다. 단순히 예산 투입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10% 깎자”는 의견까지 내놨다.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는 세부 사업 검토가 없는 일방의 예산 삭감은 국가 정보화사업 전반을 휘청거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최근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다수 의원들이 정보화사업 예산의 효용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예결위원들은 정보화사업에 매년 3조원 이상 투입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예결위는 행정자치부가 내년 실태를 진단하도록 2017년도 예산안에 부대 의견을 달기로 했다. 부대 의견은 예산 사업의 집행 등과 관련, 국회가 정부에 내리는 일종의 지침이다.

중앙행정부처 정보화사업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은 3조3000억원 안팎이다. 내년도 예산에 3조2700억원을 배정했다. 의원들은 정부 전체 예산 가운데 정보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총 예산(400조7000억원)에서 정보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1%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년에 3조원씩 어마어마한 돈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면서 “정보화 사업의 효용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은 정보화사업 예산을 10% 깎자는 의견까지 제시했다. 김태년 더민주 의원은 “10% 정도 감액 기준을 정해 놓고 부처별 특성을 살펴 소소위(소위 아래 소위)에서 감액 액수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도 김 의원의 주장에 찬성했다.

기획재정부는 정보화사업은 다른 예산과 달리 10% 감액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보화사업은 경직성 예산이 80%에 달해 자금 투입을 크게 줄이기 어려우며, 이미 `군살 빼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기재부 정보화예산팀장은 “경직성 경비는 55% 정도인데 여기에 법·제도 변경으로 필수 기능 개선이 필요한 부분과 노후장비 교체 등을 고려하면 80% 수준이 된다”면서 “신규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예산은 2017년도 예산 기준 1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춘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정보화사업 예산은 정말 다이어트를 많이 해서 5년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전 부처의 정보화사업을 모아서 보면 (3조원이) 많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결위 의원들이 정부 의견에 일부 동의해 일방의 예산 삭감은 일단 피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는 정보화사업 예산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행자부 점검 결과에 따라 국회가 정보화사업 대개편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행자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정보화 시스템이 계속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유지·보수 비용이 확대됐다”면서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각 부처의 정보화 시스템을 걸러내고 운영을 중지시키는 등 효율화 작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