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4차산업혁명시대, 여성인재가 SW경쟁력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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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화두는 소프트웨어(SW)다. 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은 SW경쟁력 확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SW 기술 개발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재다. 좋은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지에 따라 기업과 국가 SW경쟁력이 좌우된다. 4차산업혁명 시대 SW도 과거와 달리 천편일률적이어선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창의력과 감성, 공감·소통 능력이 풍부한 여성 SW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정부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SW기업은 이미 여성 SW인재 중요성을 깨닫고 여성 인재 양성과 지원을 강화했다. 국내도 최근 여성 SW인재 중요성을 공감하고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보인다.

전자신문은 각계 전문가와 함께 국내 여성 SW인력 현황과 좋은 SW여성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가나다순)

△강선미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부회장(서경대 전자공학과 교수)

△서미경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이 영 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 회장(테르텐 대표)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비트컴퓨터 대표)

△사회=이호준 전자신문 SW콘텐츠부 부장

◇사회(이호준 전자신문 부장)=세계적으로 SW 중요성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 올해 초부터 4차산업혁명이 화두로 나오면서 SW 중요성은 더 강조된다. 왜 SW가 중요한가.

◇조현정(한국SW산업협회장)=세상은 이미 SW가 곳곳에 포진했다. 한마디로 SW천지다. 자동차가 가솔린이 아니라 SW로 달린다는 이야기도 이제 고전이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키워드가 나왔다. 한국은 3월 알파고 덕분에 인공지능(AI)과 SW 관심이 더 높아졌다. 언론과 다양한 매체에서 SW를 충분히 이야기했고 미래사회를 위해 SW가 중요하다고 전파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인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두 SW다. SW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없다고 봐야한다. 일상생활에서도 SW가 곳곳에 있다. 스마트폰은 SW 종합판이다. 20∼30대 젊은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4시간 9분 사용한다. 모든 것을 SW로 하는 일상생활을 보낸다. 말 그대로 SW중심사회를 산다. 대표 국가인 미국은 정보기술(IT) 가운데 68%가 SW다. 우리는 21.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SW중심사회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한다.

◇서병조(한국정보화진흥원장)=4차 산업혁명이 이야기되기 수백년 전부터 이미 SW는 존재했다. 중세 때부터 발전한 과학이 기술 위에 얹혀지면서 우리가 아는 기계와 과학 발전이 삶에 들어왔다. 기계, 기기(디바이스)가 있지만 이들이 움직이도록 디자인하고 작동하는 과정 안에 이미 운용체계(OS)가 있다. 이게 모두 SW다. 이미 과학과 기술이 부합한 시기부터 SW는 존재했다.

최근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AI를 강조한다. AI는 알고리즘에 데이터를 붙인 것이다. 그 총합체가 SW다. 3년 전 SW중심사회로 간다고 했을 때 이미 4차 산업혁명에 연결됐다. AI가 중심이 된 지능정보사회는 SW중심사회와 같은 말이다. 그렇다보니 SW를 강조하다가 더 나아가 데이터를 강조하게 된다.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잘 만들고 잘 쓸 것인지가 또 화두다. IoT, 클라우드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기 위한 SW고도화 단계에 있다. SW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사회=SW중심사회에서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 좌담회 주제인 여성 SW인력 활약이 필요하다. 해외와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 SW분야 여성인력 현황은 어떠한가.

◇이영(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장)=SW강국인 미국도 생각보다 SW여성 인력 비율이 높지 않다. 애플은 전체 개발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20%다. 트위터는 10%, 페이스북은 15% 정도다. 애플, 구글, MS 여성 임원 비율은 20%다. 개발자보다 임원 여성 비중이 더 많다. 여성의 기획력, 설계력이 그만큼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다. 최고경영자(CEO) 레벨에서 보면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영향력 있는 여성 10인에 맥 휘트먼(HP),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등 IT분야 여성인물이 5명 들어간다. 미국은 여성 SW인재 균형면에서 톱다운된다. 글로벌 기업이 여성 SW의사결정권자 키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여성 인재 창업까지 권장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SW벤처 진입 위한 펀드를 별도로 만든다. 구글도 여성 창업 지원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최근 가동했다. MS, 시스코도 SW여성인재 발굴을 위한 맞춤형 SW교습법을 만들었다.

우리는 어떤가. 올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SW전공 여학생 비율이 18%가량이다. 이 가운데 12.5%가 관련 직종에 취업한다. 문제는 여성 SW종사자가 3년 연속 감소한다는 점이다. 2013년 14.4%, 2014년 12.9%, 2015년 12.5%로 3년 연속 SW분야 여성 종사자비율이 감소했다. 미국은 꾸준히 20%대 비율을 유지한다. 2013년 우리와 비슷하던 영국은 최근 3년 사이 꾸준히 비율이 증가했다. 이러다 우리나라는 10% 아래로 떨어질지 모른다.

여성임원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은 업계에 고무적이다. 그러나 IT대기업 여성 임원 조사하면 5명도 안 된다. 대부분 마케팅이나 인사파트 임원이다. 의사결정권자 레벨에서 여성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조현정=SW회사 가보면 지원부서 제외한 SW 개발파트에서 여성은 대부분 시스템운영(SM)분야에 많다. 고급 개발과 아키텍트 영역은 비율이 5%도 안 된다. SW 개발직 여성 인력 비율이 10%가 넘지 않는다. 실제로는 통계치보다 여성비율이 더 적다고 본다.

◇사회=SW여성인력 부족 현상은 우리나라 전반적 여성 인력 문제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경력단절여성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로 국내 여성인력 현황은 어떠한가.

◇서미경(서울시여성인력개발원장)=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이 2006년 10년 전부터 50% 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015년도 통계청 자료를 보면 51.8%다. 1·2년 사이 50∼60대 여성 경제활동 비율이 높아지고, 20∼30대는 줄어드는 현상이 나온다. 이유는 30대 여성 중심으로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현상을 겪기 때문이다. 큰 사회문제가 됐다. 기혼여성 956만명 기준으로 20%가량인 200만명 정도를 경력단절 여성으로 추산한다. 30대가 가장 많다. 노동시장 복귀가 늦어진다.

2008년 경력단절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여성인력 개발기관에서 재취업 돕는 직업훈련을 한다. 법 초점이 경력단절여성 취업에 맞춰지다보니 임금이 더 낮은 분야에 취업하고 40∼50대는 취업 업종이 한정됐다. 숙박, 미용, 조리, 단순판매, 서비스에 취업하다보니 고용 형태도 비정규직, 일용직이 많다. 일자리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수량 증가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경력단절여성 문제 초점은 경력단절여성이 되기 전에 예방을 하자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나 대학 때부터 취업 의식관련 기초교육을 해야 한다. 여성들이 계속 생애를 설계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갖도록 정책 초점을 맞춘다.

◇사회=경력단절여성 문제에 사회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강선미(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부회장)=공학기술인협회 큰 이슈가 경력단절여성 예방이다. 이미 경력이 단절된 사람을 다시 현장으로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 전공을 살리는 게 어렵다. 노력해 진입해도 별로 대우를 못 받는다. 그렇다보니 지속적으로 일하지 않고 조금 일하다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인력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 사회 제도적으로 여성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지원해야한다. 여성 개인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사회=SW분야에서 여성 인력은 어떤 경쟁력을 갖는가.

◇이영=예전에는 SW 여성개발자는 소수자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면서 SW중요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웬만한 기술은 고도화, 지능화됐다. 이제는 감성, 디자인, 철학적인 기술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SW여성 인력에 대한 선입견을 바꿀 기회다. 지금은 여성 감성이나 소프트한 창의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성 SW개발자가 강한 여러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사회=왜 여성 SW인력을 찾아보기 어렵나. 어떤 문제가 있나.

◇이영=국내 SW산업 현장을 봐야한다. SW개발자가 단순히 개발만 하지 않는다. 영업도 하고 고객 입맛에 맞춰 계속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해줘야한다. 무리한 일정 맞추다보니 한 번 프로젝트 시작하면 4∼5개월은 거의 야근, 밤샘 작업이다. 체력전이다.

우리 세대에 여성이 이과나 공대를 간다면 왜 남자가 잘하는 영역에 가느냐고 한다. 진입도 힘들다. 들어가도 체력전, 영업 등 단순 SW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원하는 역할이 많다. 이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소수가 진입했는데 경기장에 투입되면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내가 왜 굳이 여기서 일해야하나 자괴감에 빠져 중간 탈락자가 나온다.

최근에는 전산과나 이공계로 많이 간다. 4차 산업혁명이 뜨면서 SW인식도 달라졌다. 인력양성 관련 지원정책도 많이 생겼다. 이제 여성 SW인력 진입 수를 늘리고 이탈자 최소화 방법을 찾아야한다.

◇서병조=이제는 일하는 환경도 바뀔 때가 됐다. SW 산업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한 환경이다. 육아 부담을 줄이는 방안 고민해야한다.

올해 처음으로 여성 SW인재 양성사업을 진행했다. SW품질테스터와 취업연계과정을 개설했다. SW품질테스터 30명 가운데 60%가 기혼자였다. 3분의 2가 5년 이상 경력자였다. 능력 있는 경력단절여성이 많았다. 이들이 한글과컴퓨터 출시 예정 제품 품질테스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글과컴퓨터 직원들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내년 테스트 업무의뢰까지 받았다. 육아 문제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분히 여성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봤다. 새해에도 여성 SW인재 관련 사업을 이어간다. 정부와 사회가 조금 더 관심 갖는다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 많다.

◇사회=기존 정책이나 제도 중에서 여성 재취업 문제나 근무 방식 등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을까.

◇서미경=경력단절여성들이 직장을 찾을 때 보수 외에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이 근무시간 조정여부다. 그 다음 직장과 거리가 중요하다. 자녀가 있는 엄마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 고려해서 재취업해도 회식하고 팀워크 작업 하다보면 좌절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렵게 재취업했는데 다시 퇴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SW에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희망을 본다. 5년 전 정보화교육강사 과정이 많이 개설됐다. 이분들이 최근 SW코딩강사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은평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SW테스터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강의 받은 경력단절여성들 실적이 좋았다. 일부는 실제 취업했고, 모범사례로 칭찬도 받았다. 내년 서울시에서 여성 유망직종 가운데 하나로 SW 분야를 꼽았다. SW테스터 과정과 방과 후 강사(SW와 IoT 접목) 과정 만든다. SW테스팅은 내년에 확대·확산한다. 이번에 교육받은 14명 가운데 12명은 국제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이영=SW인력 틈새시장을 정확하게 봤다. SW테스터는 다른 SW산업에 비해 여성이 일하기 적합한 분야다. 테스터가 발주처보다 갑 위치에 있을 때도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 테스트 결과만 정확하게 알려주면 된다. 국제자격증까지 갖췄다면 능력도 인정받을 것이다. 아직 국제자격증 있는 SW테스팅 인력이 국내에 많지 않다. 경력단절여성이 자기 위치 확고히 하는 의미 있는 분야다.

SW강사도 마찬가지다. 2018년부터 SW의무교육이 실시된다. 강사 수요가 폭증할거다. 방과 후 교사나 SW교육 강사까지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다. 파트타임으로도 일할 수 있어 SW관련 경력단절여성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고 본다.

◇사회=SW여성인재와 관련해 새로운 인재 양성과 고급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고위직까지 여성 SW인력이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기업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강선미=경력단절여성 상당부분이 육아 때문에 중간에 갭이 생긴다. 경력단절 예방이 중요하다. 결혼하더라도 아이 낳고 계속 직장 다니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개인 문제로만 봐선 안된다.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한다. 정부와 기업, 사회 전체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모니터링도 철저히 해야 한다.

◇서미경=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여성이 아이를 안 낳는다. 경제활동을 안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 북유럽은 참가율 높고 출산율도 높다. 우리는 다 낮다. SW뿐만 아니라 여성이 아이 낳고도 직장 복귀하는 환경이 마련돼야한다. 일·가정 양립제도가 중요하다.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 일·가정 양립 관련 지원제도만 15개가량 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용하는 제도는 출산휴가가 거의 유일하다. 육아휴직도 사용하기 힘들다. SW일자리 만들어도 사회적에서 실현되지 않는다. 사회 전반적 인식 제고 필요하다. 시간제 일자리 만들자는 이야기 많이 한다. 함정이다. 시간제 일자리를 전일제로 바뀌는 기업 유연함이 필요하다. 기업 고용주가 여성인력이 필요한 인력이라는 의지를 가져야한다. 그래야 기업 문화가 평등해진다.

◇조현정=여성 SW개발자도 더 높은 수준 개발자가 되도록 도전하고 노력해야한다. 육아부담 크지만 여성 SW개발자들이 기술 습득하고 계속 공부해서 실력 키워야한다.

세상이 클라우드로 빠르게 진입한다. 일하는 분위기도 달라진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부분 줄어들고 SW개발에만 전념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성 SW개발자가 일하기 더 좋은 환경이 된다.

◇이영=롤모델이 필요하다. 여성 SW인력이 상위직 올라가도록 기업이 지원해야한다. 인센티브도 주고 롤모델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미국은 롤모델 제시하고 이들이 이끌면 후배들이 따라간다. 선순환 가능하다.

◇강선미=단계별, 계층별 롤모델이 필요하다. 여성 CEO나 대기업 임원이 너무 없다. SW 분야, 직급마다 롤모델을 만들어줘서 후배를 끌어올려야한다.

◇서병조=여성인력 지속적 투자와 민간 분야 인식전환이 이뤄진다면 우수한 여성인재 사회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NIA는 미래부와 함께 SW분야 우수한 여성인재 진출을 위해 부처 간 협업과 민·관 협업모델을 구상 중이다. 오늘 산업계, 학계, 여성계 전문가 고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

정리=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