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REC 고정가격계약 두달째 0…감사원 해석나올때까진 꺼릴듯

올해 신재생에너지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정가격계약`이 시행 두 달째 개점휴업 상태다. 발전공기업은 지난해 말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주의` 조치에 관한 해석 때문에 고정가격계약 참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수상태양광 발전설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수상태양광 발전설비.

8일 정부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운영지침` 개정으로 전력도매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가격을 합산해 20년간 계약을 맺는 고정가격계약 제도가 도입됐지만 아직까지 단 한 건의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고정가격계약은 발전공기업들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 구매계약 `SMP+REC`를 합산한 장기고정가격으로 구매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5G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공기업 6개사는 고정가격계약을 통해 REC를 구매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경우 정부로부터 REC 구매에 들어간 `의무이행비용`을 정산 받을 수 없다.

하지만 6개 발전공기업들은 작년 연말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주의` 조치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감사원은 발전공기업들이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REC 계약시장 거래가 국가계약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REC 구매 계약 관리강화 강화와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의 조치를 전달했다.

계약시장 거래는 발전공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프로젝트를 발굴·지원·투자하고 이곳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REC 공급받는 형태다. 발전공기업들이 직접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REC 거래 절반 이상이 이 계약시장을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감사원 지적에 따라 폐쇄 직전 상황에 몰렸고, 계약시장이 얼어붙어 새롭게 도입된 고정가격계약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6개 발전공기업에 표준계약서 양식 등이 포함된 계약시장 거래 독려 공문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공문에서 감사원의 처분에 대해 협의 중이며, 계약시장 거래시 산업부가 제공한 표준계약서와 절차를 활용해 공정하게 진행할 것을 권했다. 산업부가 나서 감사원가 협의 할테니 발전공기업들이 예전대로 계약시장 거래를 진행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한국남부발전 한경 풍력발전단지.
한국남부발전 한경 풍력발전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공기업들은 계약시장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 6개 발전공기업 감사부서들은 산업부 공문의 효력과 감사원 주의 사항에 대한 법리해석을 위해 의견을 교환 중이다. 감사부서에서 최종적으로 계약시장 거래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발전공기업이 고정가격계약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이례적으로 계약시장 거래를 독려하는 공문을 전달하며 감사원과 잘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발전공기업 입장에서는 국가계약법 위반으로 범법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며 “감사부서에서 최종 결론을 지어야 새로 도입된 고정가격계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