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JI가 시설물 점검용 드론 `매트리스 200(M200)`을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민간 취미용 드론 시장에 이어 공공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한국 드론 업계가 마지막 보루로 여겨 온 공공 시장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공세가 시작됐다.
DJI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새 산업용 드론 M200 시리즈를 발표한다. DJI코리아(대표 문태현)는 이 제품을 2분기부터 국내에 수입, 판매할 계획이다. 새 드론은 교량, 건물 등 시설 점검에 특화됐다. M200, M210, M210 RTK 3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송전탑, 다리 같은 구조물을 근접 점검한다. 55m 상공에서 밀리미터(㎜) 크기의 결함까지 발견할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 화재 현장 수색에 투입할 수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의 기반 시설 점검 외 전선 네트워크, 풍력 발전소 유지·보수 활용에도 기대하고 있다.
IP43 등급 방수·방진 기능을 갖춰 험한 환경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 기압계, 컴퍼스, 위성항법장치(GPS) 등 20개가 넘는 센서도 갖췄다. 하단에 스테레오 비전 센서, 상단에 적외선 센서를 각각 탑재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듀얼 배터리로 체공 시간을 끌어올렸다. 기체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도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M200 시리즈 출시는 DJI의 공공,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DJI는 그동안 국내에서 촬영용, 취미용 기체를 주로 판매했다. 일반 소비자 판매(B2C) 시장에 주력했다.
신제품은 아그라스 MG-1과 달리 DJI코리아가 직접 판매한다. 2분기부터 공급이 이뤄진다. 오프라인 직영 매장(플래그십 스토어)과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제품 사례를 감안하면 높은 가성비를 갖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드론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DJI는 이미 팬텀, 인스파이어, 매빅 시리즈로 취미·촬영용 드론을 싹쓸이하고 있다. 국산 드론은 DJI의 높은 성능·가격 경쟁력과 점유율에서 밀렸다.
그 대신 국산 드론 업계는 늘어나는 공공 수요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정부의 드론 산업 육성 전략도 공공 수요 창출에 집중됐다. 물품 수송, 안전 진단, 국토 조사 등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시범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DJI 신제품은 이 시장에서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공공 조달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위탁받은 기업·기관에 매력 넘치는 제품이 될 수 있다. 피사체 자동 추적(액티브 트랙), 촬영 방향 고정(스포트라이트)처럼 지능형 비행 기능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들 기능은 팬텀, 인스파이어 등 기존의 주력 제품에서 성능이 입증됐다.
폴 궈 DJI 기업솔루션 디렉터는 “드론이 기업용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항공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고급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M200은 이런 수요를 인지, 기업 고객용 통합 솔루션으로 나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