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핵심 원료 '니켈'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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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이 리튬이온 배터리 원료 금속으로 주목받고 있다. 니켈은 에너지 밀도를 높인 이차전지 양극재 필수 원료다. 최근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재로도 부상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빌리턴은 최근 4300만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9년까지 호주 서부에 연산 10만톤 규모의 황산니켈 신규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10%대인 이차전지용 니켈 공급 비중을 향후 5년 내에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BHP빌리턴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니켈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사업 전략을 바꿨다. 최근 이차전지 제조사가 니켈 함량을 높인 제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업계는 코발트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책으로 코발트 투입을 줄이고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니켈로 대체하는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을 높이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장거리 주행 전기차를 위한 고용량 전지를 만드는데도 유리하다.

호주 서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빌리턴의 니켈 부문 자회사 니켈웨스트 (사진=BHP빌리턴)
<호주 서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빌리턴의 니켈 부문 자회사 니켈웨스트 (사진=BHP빌리턴)>

BHP빌리턴의 니켈 부문 자회사 니켈웨스트의 에드워드 헤겔 자산 담당 사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이번 투자의 영감을 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우리의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가 아니라 니켈흑연전지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면서 “전지에 탑재된 리튬의 양은 극히 적고 양극의 대부분은 니켈로, 음극은 흑연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가팩토리 가동을 앞두고 리튬 수급 우려가 불거지자 나온 발언이기는 하지만 리튬이온전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수준인 리튬보다 니켈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줄리아 앳우드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약 5200톤 수준이었던 리튬이온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2030년까지 19만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은 현재 이차전지 소재로 쓰이는 니켈 비중이 전체 수요의 약 3~5%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할 경우 이 비중은 전체 니켈 수요의 30~4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니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니켈 가격은 지난 2011년 평균 가격이 3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가 이후 몇 년 간 공급과잉 영향으로 1만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다시 가격이 1만달러 후반까지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이달 초 니켈 가격은 3월 이후 최고치인 톤당 1만760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3개월 간 니켈 거래 가격 (자료=런던금속거래소)
<최근 3개월 간 니켈 거래 가격 (자료=런던금속거래소)>

이차전지 업계에서 가격이 낮아진 니켈을 더 많이 사용하려는 새로운 수요자가 늘어나는 반면 BHP빌리턴을 제외한 광산들은 낮은 가격 때문에 니켈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아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심화되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을 더 많이 쓰고 싶어 하는 반면에 생산 업체들은 스테인리스스틸 업황에 더 민감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면서 “수요와 공급이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할 때 경제학적으로 이를 일치시키는 방법은 가격이 상승하는 것 하나”라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