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신비 내리는 게 능사만은 아니다

[사설]통신비 내리는 게 능사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통신 복지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내달 15일부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도'(선택약정)에 따른 요금할인율이 현행 20%에서 25%로 상향된다.

이날부터 선택약정에 가입하면 6만원대 LTE 데이터 요금제를 기준으로 월 할인액이 현재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3000원 늘어난다.

4만5000원 요금제는 할인액이 9000원에서 1만1250원으로 증가한다. 연내에는 저소득층 이동전화 요금 월 1만1000원이 감면된다. 내년부터는 기초연금 수급자도 1만 1000원이 감면된다.

가입자는 통신비를 현재보다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는 매출이 그만큼 감소한다. 가입자가 얼마나 만족할 지도 관심이다.

통신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정책에는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하지만 절차와 방법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방통행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궁극적으로 통신 산업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 지 의문이다. 통신비 인하에만 초점을 맞춰 시장·산업 논리는 실종됐다.

이통사는 요금이 줄어들면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다. 투자가 줄어들면 통신 장비는 물론 통신 생태계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자칫 소비자에게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과 투자, 복지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아예 차단했다.

통신비는 자율과 경쟁이라는 시장경제 원칙에 맡겨야 한다. 무조건 깎고 보자는 발상을 그만둘 때다.

통신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근간이다. ICT는 국가 성장 엔진이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복지만 있고 산업은 없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산업이 활성화돼야 일자리도 늘고, 소득도 늘어난다. 국민이 요구한다고 통신비를 무작정 내리는 게 능사만은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