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처럼 암기식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하면 오히려 코딩 포기자를 만듭니다. 드론과 연계해 재미와 사고력을 높이고 자기 생각을 직접 구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오상은 드론학교 대표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는 SW교육이 또 다른 입시 과목처럼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학 교육처럼 시험을 위한 공부가 되면 정작 교육 목적인 창의력과 사고력은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처음부터 딱딱한 모니터 앞에서 어려운 언어를 접하면 창작의 재미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초등학생, 중학생 대상으로 3D프린팅, 드론, 코딩을 연계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정립했다. 학생이 직접 드론 디자인을 구상한 뒤 3D프린팅으로 기체를 출력한다. 조립한 뒤 코딩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실제 날려본다.
꼭 드론만 만들 필요는 없다. 드론 부품으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볼 수 있다. 학생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미니카, 선풍기, 피젯스피너, 소형 로봇까지 다양한 제품을 제작했다.
오 대표는 “드론을 통해 재미와 창의력을 앞에 내세우고 암기와 코딩은 이를 위한 도구로 활용, 사고력과 창작의 즐거움을 주는 게 일차 목표”라면서 “복잡한 컴퓨터 언어는 그 뒤에 가르쳐야 교육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가 SW, 3D프린팅, 드론, 로봇까지 4차 산업혁명 영역을 아우르는 창의력 교육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22년간 해당 분야에 몸 담았던 경험 덕분이다. 오 대표는 90년대 대학 시절 로봇 창작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창작 욕구가 높았다. 그 경험은 자연스레 로봇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SW 엔지니어로서 임베디드 SW기업을 세웠고 3D프린팅 기업도 운영했다. 각 영역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실제 교육 현장에 전달하고 싶어 2016년 드론학교를 시작했다.
교육 도구로서 드론을 고르게 된 것은 단순 SW교육보다 더욱 다양한 창작 체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드론교육을 통해 산업디자인, 기계공학, SW 코딩, 스마트 기기 연결 등 다양한 공학 영역을 체험할 수 있다. 교사도 컴퓨터 강사 출신보다 기업에서 개발자,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경력자로 구성했다. 직업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현장 노하우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전국으로 드론학교를 확대한다. 지금까지 초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대상으로 60여회 교육을 실시, 누적 3000여명에게 드론을 가르쳤다. 2호, 3호 드론학교 직영점을 추가하고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전국 50개 가맹점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연예인, 의사를 꿈구는 아이들은 많지만 공학을 꿈꾸는 아이들은 드물다”면서 “아이들이 공학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해 한국에서도 제2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나오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