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반도체 생산 공정 가스·먼지 동시 잡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먼지를 방전을 통해 동시에 잡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공정을 적용하면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전·후로 나뉘어있던 오염물질을 통합형으로 처리할 수 있어 설비 규모를 30% 절감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김용진 환경시스템연구본부 환경기계연구실 박사팀이 온실가스 처리 공정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통합형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반도체 생산 공정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정전 방식 가스 먼지 동시 저감장치
반도체 생산 공정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정전 방식 가스 먼지 동시 저감장치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는 에칭이나 화학 증착, 이온주입 등 공정을 거치면서 육불화황(SF6), 사불화탄소(CF4), 삼불화질소(NF3), 불화수소(HF), 질소산화물(NOx) 등 다양한 유해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대면적 디스플레이의 생산이 늘어나고 반도체 공정 급속세정 공정이 추가 되면서 배출 오염물질 양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촉매를 이용해 오염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선택 촉매 환원(SCR)'과 먼지에 물을 뿌려 제거하는 습식 스크러버 공정을 거쳐 오염물질을 줄였다. 이 경우 고온 공정을 유지해야 하고 대형 설비 구축도 필수였다. 발생 폐수와 슬러지도 처리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화학 반응에서 발생하는 정전 라디컬을 이용해 배기가스를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상태로 만든다. 이후 복합환원제를 뿌려 잡아낸다. 먼지는 자동 세정형 전기집진 장치로 제거한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굳이 고온 공정을 유지할 필요 없이 저온 상태에서 모두 처리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연구소기업인 '엔노피아'와 함께 국내 반도체 생산 공정에 시범 적용하고 있다. 곧 실제 생산 현장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용진 박사는 “개발 장치는 일체형 복합방식이기 때문에 설치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습식 자동 세정형 전기집진기의 저배압, 고내구성 기술을 결합해 제조라인 내부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