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UNIST, 고배향 열전소재 만드는 저비용·단순 용액공정 개발

국내 연구진이 고배향·초박막 '주석-셀레나이드(SnSe)' 열전소재를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용액공정을 개발했다. 대면적 열전 모듈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롭게 개발한 공정으로 만든 주석-셀레나이드의 모습
새롭게 개발한 공정으로 만든 주석-셀레나이드의 모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신호선 융합물성측정센터 박사가 손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함께 SnSe 결정 구조를 나란히 정렬해 성능이 뛰어난 열전소재를 만드는 공정을 구현했다고 20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소재 양쪽에서 나타나는 온도 차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대표적인 물질이 최근 보고된 SnSe다. SnSe는 최고 수준의 열전 성능을 자랑하지만 단점도 있다. 층층이 쌓인 '층상형 단결정 구조'가 열전 성능을 배가하는 근원인데, 이 구조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는 1000도 고온과 상압의 수백 배가 넘는 고압 공정 없이는 단결정 구조를 만들 수 없었다.

신호선 표준연 박사가 열전소재를 평가하는 모습
신호선 표준연 박사가 열전소재를 평가하는 모습

연구팀은 SnSe가 단결정 구조가 되도록 특정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쉽고 저렴한 공정을 개발했다. 구조 성장이 쉬운 '주석-다이셀레나이드(SnSe₂) 박막을 만든 뒤, 이를 다시 SnSe로 변화시키는 방식을 썼다. SnSe₂는 결정 구조가 특정 방향으로 성장하는 원소다. 이를 400도로 가열하면 셀레늄(Se) 원자가 증발해, SnSe로 변화시키는 것도 쉽다.

연구팀은 이 공정으로 만든 SnSe 소재가 기존 공정 결과물과 맞먹는 성능을 낸다고 설명했다. 액체 형태 결과물이 나와 아주 얇은 초박막 용액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에는 기상증착 방법으로 초박막을 구현했는데, 여기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고성능 초박막 열전소재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조승기 연구원, 손재성 교수, 허승회 연구원.
고성능 초박막 열전소재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조승기 연구원, 손재성 교수, 허승회 연구원.

손재성 교수는 “기존 방법은 생산비가 비싸고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성장시키는 것도 어려웠다”며 “개발 기술은 간편하고 효율적인데다, 결정방향까지 제어할 수 있어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