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예산 지출한도 500억원 삭감...R&R로 희비 갈린다

출연연 예산 지출한도 500억원 삭감...R&R로 희비 갈린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의 내년 예산 지출한도가 올해 대비 500억원 가량 감액됐다. 상당수 출연연 예산 동결, 삭감이 불가피하다. 출연연 역할·의무(R&R) 완성도가 출연연 최종 예산을 결정할 전망이다.

11일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 25개 출연연 내년 예산 지출한도는 총 1조88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출연연 예산 1조9285억원 대비 480억원가량 삭감됐다. 지출한도는 예산 편성 출발점이자 부처가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한도다.

출연연 고유사업비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출연연 예산은 고유사업비와 인건비, 경상비 등이 포함된다. 인건비, 경상비는 매년 일정 부분 증가분이 발생한다. 지출한도 내에서 예산을 편성하면 고유사업비가 가장 큰 폭으로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출연연 간 희비도 엇갈린다. 과기정통부 내년 예산 편성, 배분·조정 1원칙으로 R&R와 정합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각 출연연 예산을 비슷한 비율로 삭감했겠지만 올해는 출연연별 증감 정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R&R를 기반으로 한 수입구조 포트폴리오 완성도가 높은 기관에 고유사업비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우수 기관은 예산 추가 요구분이 이후 편성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다. R&R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관련 예산은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재무구조 포트폴리오 반영 대상으로 보는 출연연은 많아야 4개 내외다. 나머지 20개 내외 출연연 예산은 동결 또는 삭감을 피하기 어렵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출연연 예산을 확정, 과기혁신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혁신본부는 과기자문회의 전문위원 검토를 거쳐 6월 말까지 출연연 예산을 확정한다. 예산을 추가 배분·조정하는 과기혁신본부, 기획재정부 또한 R&R와 정합성을 따져 출연연 추가 예산 요구 반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지출한도만 놓고 보면 일부 출연연 예산이 올해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출한도 외 요구 예산분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최종 예산 규모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출연연 예산과 R&R를 연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실제 예산 작업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내년 예산 적정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R&R를 기반으로 만든 재무구조 포트폴리오 완성도에 따라 출연연 예산 요구분 반영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