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정규 교수의 정신건강 즉문즉답] 나도 혹시 공황장애?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혹시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거나 터질 듯이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을 겪은 적이 있나요? 혹은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거나 손발이 저리고 온 몸이 떨리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이러한 증상과 함께 이러다가 죽지 않나 하는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이러한 증상으로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나요?
 
위 질문에 해당된다면 공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공황장애는 예상치 못하는 공황발작 증상이 반복적으로 있어야 한다. 공황발작은 흔히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지만 어떤 경우는 특정한 상황이나 유발 요인에 노출된 후 발생할 수도 있다. 의학적으로 공황발작은 아래 13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갑자기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이다. 대개 10분 안에 증상이 최고조에 이르며 1시간 이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그 발생빈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타나는 경우에서 일 년에 수차례만 나타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공황발작 증상은 다음과 같다.
①맥박이 빨라지거나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심장이 빨리 뛴다. ②가슴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진다. ③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④질식할 것 같은 느낌. ⑤땀이 많이 난다. ⑥화끈거리거나 추운 느낌. ⑦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⑧감각이상(감각이 따끔거리거나 둔해지거나 하는 느낌). ⑨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 ⑩메스껍거나 복부 불편감. ⑪비현실감(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또는 이인증(내가 아닌 느낌, 자신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느낌). ⑫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⑬죽을 것 같은 공포감.
 
공황발작 증상을 요모조모 살펴보자. 공황발작 증상은 심폐계 증상군(①~④), 신경계 증상군(⑤~⑨), 소화기계 증상군(⑩), 인지정신증상군(⑪~⑬)으로 나눌 수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공황발작의 증상은 인지정신증상보다 심폐증상, 신경증상, 소화기증상 등 신체적 증상이 더 많다. 공황발작의 증상은 환자들 마다 다르고, 공황발작이 올 때 마다 다를 수 있는데, 가장 흔히 발생하는 증상은 심폐계 증상이다. 때문에 공황장애 환자들은 심장내과 혹은 호흡기 내과를 많이 방문하다. 또한 신경계 증상으로 신경과를 방문하거나, 드물게 소화기계 증상으로 소화기 내과에 방문하기도 한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는데, 병원 도착할 즈음이나 직후 증상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심장, 호흡기계, 신경계, 소화기계 자체의 병이 아니기 때문에 각종 내과 및 신경적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신체적 증상이 있으면, 신체적인 질병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공황장애의 경우 신체적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나, 신체적인 질병이 원인이 아니다.
 
공황장애를 가진 분은 자신은 심장질환, 호흡기 질환, 뇌졸중 등의 신체적 질병에 걸려 죽을 것 같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데, 내과, 신경과, 응급실에 가서 각종 검사를 받아도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으니,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의문을 가진다. 검사가 잘못되었거나 보통 검사로는 찾아낼 수 없는 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면서 온갖 검사를 한다. 우리가 쇼핑할 때 좋은 물건을 고르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듯이 용한 의사를 찾으러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는 소위 Doctor shopping(의사 순례)을 한다. 실제로 공황장애 환자의 70% 이상이 공황장애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확진을 받기까지 10명 이상의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가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소를 잃고 소와 관계없는 곳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듯이 건강을 잃어 병을 얻었으면 그 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늘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은 공황장애는 신체적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는 하나, 신체적인 질병이 아니라 정신의학적 질병으로 전문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조기에 받고 빠른 완치를 하자는 것이다. 공황장애를 편견(偏見)으로 보지 말고 정견(正見)으로 보자.
 
사공정규 교수는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작가, 칼럼니스트이다.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교육부 위(Wee)닥터 자문의 대표, 사단법인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버드의대 우울증 임상연구원과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