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변석수 프로카젠 대표 “수술실 넘어 환자 살리는 기술 개발 매진”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국내는 물론 전립샘암 영역의 세계 권위자로 유명하다. 1000차례가 넘는 수술로 많은 환자를 살렸다. 이제는 수술실 밖에서 수만명의 환자를 살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변석수 프로카젠 대표
변석수 프로카젠 대표

변 교수가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그동안 축적한 임상 데이터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유전자 진단 기업 프로카젠을 창업했다. 한국인에 적합한 전립샘암 유전적 특성 검사 키트 개발이 목표다.

변석수 프로카젠 대표는 9일 “12년 동안 3000명에 이르는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에서 전립샘암에 잘 걸리는 유전적 특성을 발견했다”면서 “단순한 연구 논문보다는 진단 키트를 개발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질병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변 대표가 현재까지 시행한 전립샘암 로봇수술만 1013차례에 이른다. 개복과 복강경 수술까지 합치면 1200차례가 넘는다. 국내에서 톱5에 속한다. 특히 그가 진행한 전립샘암 로봇수술은 세계에서 교본으로 통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성장하기까지에는 엄청난 노력과 연구가 있었다. 변 대표가 모은 전립샘암 환자 혈액 샘플만 3000개가 넘는다. 이 샘플을 유전자 분석까지 진행해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이것이 씨앗이 돼 회사까지 창업하게 됐다.

변 대표는 “국내에서 전립선암 환자 혈액 샘플과 유전체 분석 정보를 가장 많이 확보했다”면서 “내년 말 국내 최초 출시를 목표로 전립샘암 유전자 검사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인 동시에 기업가가 되면서 어려운 점도 많다. 우선 업무가 두 배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를 찾는 환자는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일주일에 외래진료 사흘과 수술이 닷새 잡혀 있다. 이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자투리 시간을 내 제품 개발과 회사 운영까지 해야 한다.

더 큰 어려움은 경영인이 겪는 고민이다. 변 대표는 “시장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과 의학자가 보는 관점은 정말 다르다”면서 “좋은 연구가 반드시 시장에서 좋은 상품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시장성을 갖추는 안목과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어려운 점이 많지만 자신처럼 의사 창업은 더 늘어야 한다는 게 변 대표의 지론이다. 환자와 의사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기술이 요구되는지 등 현장 수요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의사는 환자를 돌보면서 수요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면서 “연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환자 진단과 치료 및 예측하는 진단키트를 개발해 전립샘암 발병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