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앨범, 날아가면 그만...허술한 SNS 데이터 보호 약관

구글포토스, 인스타그램 등 주요 사진 서비스의 데이터 보호 관련 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싸이월드 접속불가 같은 사고가 터지면 한 순간에 업로드 데이터 전부를 날려도 보상 받기 어렵다. 기업은 보호정책을 강화하고, 이용자는 스스로 이중백업을 하는 조치가 필수라는 제언이 나온다.

24일 구글포토스, 인스타그램 약관에 따르면 이들은 데이터 보호 의무를 구체적으로 표시 않는 것은 물론 유사시 자사 면책 조항을 명시했다.

인스타그램은 약관에서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항에 대한 당사 책임은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한도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인스타그램에 의한 데이터 손실은 물론 콘텐츠·정보·계정 삭제 등 부수적 손해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회원 계정을 비활성화하거나 해지할 경우 이용자에게 '적절할 때' 고지한다.

분쟁 해결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 또는 샌 마테오 카운티 주 법원 중 한 곳의 속인적 관할권에 따르도록 했다. 한국 이용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캘리포니아 주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글은 약관에서 서비스 중지 등 이용자에 불리한 사항 발생 시 사전고지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지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가능하지 않거나 △법적 이유로 이루어지는 변경은 즉시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면책조항을 둔 것이다.

정보통신(IT) 기술에 밝은 법 전문가들은 이런 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맞지만 규제 강화나 소송은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으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공정위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무료 서비스 의무조항을 정부 규제로 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싸이월드, 구글포토스, 인스타그램 등은 가입만 하면 무제한 업로드가 가능한 서비스다.

이병찬 법무법인 온새미로 변호사는 “약관법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은 무효로 본다”면서도 “기업에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존할 책임을 묻는 것도 무리라 서비스 중지 등을 사전고지하고 백업 기회를 제공했다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경주 법무법인 윈스 변호사는 “업체가 사전통보 없이 불이익한 조치를 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나 판례상 배상액이 수만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이용자가 불리한 변경을 예상하고 백업 등 사전 조치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자 불안은 커진다. 싸이월드 접속불가 사태를 겪으며 물리적 백업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 한다.

SNS 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볼록의 황금석 대표는 “네이버 밴드, 군대 신병 편지 서비스, 인스타그램 SNS북 제작 수요가 가장 많았는데 최근 싸이월드 SNS북 제작 문의가 상당히 늘어났다”면서 “아직 싸이월드 서버 복구가 완전치 않아 빠른 조치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책임과 장치를 강화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부실한 약관과 달리 원터치 데이터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 변호사는 “획일적 규제는 큰 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에 매우 큰 부담”이라면서 “공정위, 방통위, 과기정통부 등 유관 기관이 관련 연구나 행정지도를 통해 기업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에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2.5 이미지. 사진=전자신문DB
<싸이월드 2.5 이미지. 사진=전자신문DB>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