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색병 환경부담금 규제에...주류 업계·수출국까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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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주류업계가 또 다른 규제에 직면하게 됐다. 다음달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와인과 위스키 등을 수입·유통하는 업체들은 환경개선부담금을 최대 30% 초과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환경보호라는 명분에는 동감하지만 주류 업체는 물론 각국 대사관까지 나서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불만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12월 25일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시행한다. 개정안은 제품별로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분류한다. 어려움 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30% 환경부담금을 가산하며 이를 최우수 등급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환경부담금 추가 징수는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유색 페트병과 국내 대부분 음료, 주류에 해당하는 무색병, 갈색병, 녹색병을 제외한 이외의 색상은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분류했다. 투명, 갈색, 녹색병에 해당하지 않는 와인병과 위스키병 등이 재활용 어려운 재질에 해당한다.

페트병은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수입 주류는 국내 규제에 맞춘 제품 제작을 요구할 수 없다. 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병 색깔로 재활용 용이 등을 규정하는 방안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규제다.

재질에 표면코팅이나 도색이 된 경우도 마찬가지며 제품에 부착되는 라벨 역시 제거할 수 있는 접착 형태로 변경해야 한다. 접(점)착제가 사용된 합성수지재질이거나 병에 직접적으로 인쇄 된 경우에도 재활용 어려운 재질로 분류된다. 마개는 합성수지를 덧씌운 금속마개거나 몸체와 분리가 불가능할 경우 등도 이에 해당된다. 코르크도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분류되지만 와인 마개 용도 코르크는 허용된다.

환경부는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지만 업계 불만은 커지고 있다. 시장 특성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와인은 산화와 변질을 막기 위해 직사광선이 투과되지 않도록 짙은 색상병을 사용하고 있고 위스키는 위변조를 막기 위해 이중캡과 라벨에 홀로그램 등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같은 업계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모두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규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주류 수출 국가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그리스와 칠레 대사관은 지난달 환경부를 직접 방문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대사관들도 환경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 무역상기술장벽협정(WTO TBT)'에 환경부의 이같은 규정은 무역장벽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업계와 논의가 부족했고 산업 특성을 반영해 예외 조항을 만들어 주고, 유예기간을 늘려달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규정은 주류 뿐 아니라 제약과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업계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에 각 업계는 해당 개정안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고 이날 모여 의견을 나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환경부담금을 추가 납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