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 "불합리한 사유로 망 이용계약 거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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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사유로 망 이용계약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통신사업자(ISP)와 콘텐츠사업자(CP)는 망 이용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등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이 최종 확정되면 글로벌CP와 국내 ISP간 협상력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주관으로 19일 열린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 제1소위 마지막 회의에서 공개된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ISP와 CP 모두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됐다.

이날 상생협의회 1소위 회의는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이 처음 공개됐을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망 분쟁을 이유로 방통위에 재정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라 관심이 집중됐다. 〈본지 11월 19일자 1·8면 참조〉

특히 이날 회의에는 처음으로 넷플릭스 관계자가 참석해 재정신청을 언급한 뒤, 망 이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CP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초안에 포함된 '불공정행위 유형'에 따르면 ISP와 CP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특정 계약내용을 수용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불합리한 사유를 이유로 계약을 지연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되며, 계약 체결을 거부하거나 이면계약을 요구하는 등 상대방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조건을 설정해서도 안 된다.

불공정행위 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인터넷 망 구성 및 비용분담 구조, 유사한 제3의 이용계약이 있는 경우 해당 대가 산정에서 고려한 요소와 산정 방식을 참고하도록 했다.

초안에는 'CP 의무'로 트래픽 경로 변경 등으로 콘텐츠 이용에 현저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CP가 ISP에 관련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전기통신사업법 등 망 관련 법령 해석 시 주요한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 초안은 방통위와 상생협의회 위원 간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넷플릭스는 이날 별도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 세계 1000여 개 ISP와 협력하며 '오픈 커넥트(캐시서버를 의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망 트래픽 부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는 방안이며, SK브로드밴드에도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SK브로드밴드로부터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 갈등을 중재해 달라는 재정신청을 접수하고 오는 27일까지 넷플릭스에 공식 의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방통위 요청에 아직 아무런 응답을 나타내지 않았다. 넷플릭스 한국 사무소가 미국 넷플릭스 본사와 소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재정신청을 접수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정을 해야 하고 한 차례 90일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중립적인 제3자 위치에서 당사자 간 협상과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면서 “분쟁 당사자 의견을 청취한 후 법률·학계·전기통신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