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대론 안 돼' 위기의식 잇따른 불출마…"빅텐트로 통합 돼야"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눈물을 흘리며 단상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눈물을 흘리며 단상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새해 초부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법(이하 공수처)을 강행처리했음에도 지지율이 반전되지 않으면서 야당 내에 위기의식과 함께 보수 통합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4선)과 여상규 의원(3선)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해 예산안이나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모습을 보면 군소정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들은 자기들의 열매를 따 먹기 위한 '실업(實業)'을 하고 말았다”며 “4선 중진의원으로서 마땅히 그만둬야 할 시기에 그만둔다. 시간적으로 볼 때나 능력으로 볼 때나, 당의 사정으로 볼 때나 제일 중요한 이 나라의 사정으로 볼 때 불출마 선언이 맞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에게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국회 정치 구도, 정당 구도에서는 절대로 다시 찬란했던 과거 우리의 영광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가 창당 수준의 공천 쇄신과 혁신을 하려고 하면, 그 길을 조금 터주는 것”이라며 “내 작은 희생이 그 분에게 그런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고, (황 대표) 측근들 중에서도 이제 불출마를 하는 분들 나온다면 앞으로 공천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상규 의원도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쫓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 않는 작금의 정치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여 의원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같은 악법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며 “몸으로라도 막아내야 했는데 당 지도부는 국회의원들에게 전혀 용기를 북돋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통합을 강조했다. 여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자유 진영 빅텐트 통합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집권여당의 폭거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자유 진영이 이렇게 코너로 내몰리고 있는데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당 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전체 의원들까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빅텐트 하에 순수하게 모여 당명까지도 빅텐트에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