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기술 사업화에 있어 '디자인'은 필수요소"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투박한 시제품으로 구현되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디자인'은 필수요소입니다.”

서울 행당동 한양대 HIT관에서 만난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은 “대학 내 뛰어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려면 디자인까지 신경 써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초 선임되자마자 이례적으로 산단 내에 디자인랩(D랩)을 설치했다. 대학 또한 기업 못지않게 기술과 디자인 모두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디자인 전공 교수(정성훈 D랩센터장)와 디자이너 2명으로 구성된 D랩은 교수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시제품 디자인을 담당한다.

이 단장은 “애플 아이폰도 디자인으로 세계를 사로잡았다”며 “디자인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충 만든 시제품으로는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D랩에서 디자인한 플라즈마 커튼 플라카(PLACA). 지난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D랩에서 디자인한 플라즈마 커튼 플라카(PLACA). 지난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한양대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이 단장은 “혁신상을 받는데 디자인의 역할이 컸다”며 “수상 제품 모두 D랩에서 디자인한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산단 내부에 D랩이 있어서 교수와 제품 디자이너가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S에서 수상한 제품은 교수와 D랩 디자이너가 2~3달에 걸쳐 디자인에 대해 논의한 결과물이다.

이 단장은 D랩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기존 대학 산단이 시도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의대와 공과대학, 자연대학 교수가 협의하는 '의료임상니즈·솔루션 매칭데이'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 참여 교수가 융합 연구를 하는 '교책연구센터'를 만들면 산단이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이 단장은 “융합 연구를 위해서는 의대와 공과대학 등 다른 대학 교수가 만나서 여러 이야기도 하면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대학에서 다른 분야 교수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기 때문에 매칭데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 분야 유니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과대학과 타 대학과의 교류가 중요하다”며 “산단 직원이 의과대학에 상주하는 등 산단이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人사이트]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기술 사업화에 있어 '디자인'은 필수요소"

이 단장은 산단 직원 복지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그는 “창업, 기술이전의 중심에 있는 산단 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성과도 잘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산단에는 복지개선 태스크포스(TF)인 '해피메이트'가 있다. 해피메이트를 통해 복지 개선 사안을 수렴해 정책으로 만든다. 올해부터는 '반의 반차(반차를 나눠 쓸 수 있는 개념)'를 도입했다.

이 단장은 “벼룩시장, '산단에서 아침먹자' '빵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이수재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이 단장의 목표는 한양대에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융합연구를 유도하며 좋은 기술을 보유한 교수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우리 대학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웃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