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락장 속, 묻지마 투자 우려된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16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19일에는 1500선마저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기 전인 지난달 18일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2200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심각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폭락하면서 지수는 한 달 만에 35% 폭락했다. 외국인은 최근 1개월 동안 사흘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20거래일을 '셀 코리아'로 이어 가고 있다.

지수 폭락과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도 급감했다. 지난달 18일 1487조원이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날 1000조원대마저 무너졌다. 한 달 만에 500조원대 자금이 허공으로 증발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10월 7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하면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경기침체 현상, 즉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매수 행렬에 나서고 있다. 이전의 경험치를 볼 때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락장에서 20~30대가 인생역전을 노리며 주식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최근 신규 계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가 이들이 개설한 것이라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시기에 저점 매수하는 것은 투자의 정석이다. 그러나 시간 이외에는 아무도 저점을 확인할 수 없다. 단순히 1~2년 전 또는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해서 저점일 수는 없다. 당시 경제 상황이나 기업 여건, 사건의 파급력 등 고려할 변수가 너무 많다. 지금은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예측이 불가능하다.

주식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격언이 있다. '여유 자금으로 우량주에 분산·장기 투자하라'는 말이다. '위기가 곧 기회가 아닌 그냥 위기'가 될 수도 있다. 투자에 있어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