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 눈·손·혈관·지문 단일 앱에서 인증 가능한 '멀티 생체기술' 세계 최초 상용화

교보라이프플래닛, 금융권 최초 상용화
금결원 '바이오인증 라이트 모듈' 적용
하나의 앱에 모든 생체인증 기술 탑재
대중화 촉매제·글로벌 표준 선점 기여

앞으로 금융 소비자가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생체인증 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종전에는 금융사가 지문, 홍채, 정맥 등 생체인증 기술 하나만을 탑재해 선택권이 없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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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금융권 최초로 '바이오인증 라이트 모듈'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금융사가 바이오인증 이용 절차와 인증 체계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금융사 맞춤형 인증 기술'이다. 하나의 앱에 모든 생체인증 기술을 모듈화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인프라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1차로 자사 앱을 통해 페이스ID(안면인증), 지문인증을 적용했고 추후 홍채, 손바닥(장문) 등 다양한 바이오인증 체계를 추가할 계획이다.

고객 입맛에 맞는 생체인증 수요를 만족시키고 그간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생체인증 영역에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금융결제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인증 라이트 모듈을 적용한 1호 사례다.

금결원은 여러 생체인증이 가능한 '바이오인증 모듈' 개발을 최근 완료했다. 그 첫 기술을 교보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제 금융사는 여러 바이오인증 체계를 자율적으로 결정해 앱 하나에 통합한다.

앞서 금결원은 4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바이오인증 공동 앱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금결원 센터 인증을 거쳐야 했고 금융사 독립 이용은 불가능했다.

반면에 바이오인증 라이트 모듈은 금융사 스스로 인증 체계를 선택, 개별 인증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자체 독자 인증 브랜드를 만들 수 있고 자체 앱을 활용해 다양한 기술의 생체인증 기술을 탑재할 수 있다. 편의성과 보안성 수준을 종전보다 크게 높였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고객은 앱 내에서 지문, 안면, PIN(6자리 간편 비밀번호), 패턴 외에도 홍채나 손바닥 인증 등을 활용해 로그인은 물론 보험금 계약 조회, 보험금 조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금융사에 도입될 경우 계좌 조회, 주식 매매 등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보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 비대면 채널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고객 편의를 대폭 향상하기 위해 바이오인증 라이트 모듈 1호를 적용했다”며 “고객 대상 테스트를 이미 마쳤고 다양한 바이오인증 수단을 모듈화해 보험시장 디지털 혁신 메기 역할을 하는 데 조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결원도 교보 도입을 필두로 금융 전 업권에 생체인증 라이트 모듈 확산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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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바이오인증 기술을 하나의 앱에 구현, 활용한 사례는 유례없는 모델이다. 약 20조원에 달하는 생체인증 시장에서 한국이 공인인증서를 뛰어넘는 생체인증 표준화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다는 평가다. 공인인증서 대안으로 생체인증 방식이 수년간 거론됐지만 국내에서는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다. 대형 은행은 물론 핀테크 시장에까지 생체인증 기술은 일본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정맥 인증'만을 부분 도입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 독자 바이오인증 모듈화에 성공한 만큼 기술의 해외 시장 접목에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한 금융IT 고위 관계자는 “금융 앱에 모든 바이오인증 기술 수단을 탑재할 수 있는 인증 체계는 그동안 없었다”면서 “생체인증 기술이 대중화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