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심장재동기화치료 300예 달성

박승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박승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부정맥센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장재동기화치료 300예를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심장재동기화치료란 좌심실로 가는 전기 신호가 느려지면서 엇박자로 뛰는 심장 박동을 바로 잡는 것을 말한다. 심장이 비대칭적으로 수축하면 심장이 붓고 숨이 차는 심부전이 찾아오게 된다. 약물 치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으면서 비대칭적인 심장수축을 보이는 만성 심부전 환자가 심장재동기화치료의 주 대상이다.

심장재동기화치료는 환자 몸 속에 삽입한 재동기화기기와 연결된 전극선을 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좌심실 외측 벽까지 세 곳으로 밀어 넣은 뒤 전기를 흘려보내 비정상적 신호와 비대칭적인 심장 수축을 바로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심장박동기 치료의 경우 1개 내지 2개만 전극선을 넣는 데 비해 들어가는 전극선이 더 많아 치료 과정이 복잡하다. 특히 좌심실 외측 벽까지 전극선을 정확히 위치하는 게 매우 어려워 대표적인 심장질환 분야 고난도 시술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심장재동기화치료 300예 달성

이 곳까지 전극선을 넣으려면 우선 우심방까지 전극선을 넣은 뒤 다시 심장정맥으로 이어지는 정맥굴 구멍을 찾아야 한다. 이어 좌심실 외측 벽까지 좁고 복잡한 혈관을 따라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보이는 부위까지 정확하게 전극선을 삽입하기 위해서는 시술자의 경험과 숙련도가 크게 요구된다.

시술이 어려운 만큼 치료 효과도 극적이다. 심장 기능이 100점 만점 기준으로 50~60점에 불과하던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나면 70~80%는 호전된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거의 정상 수준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술기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순환기내과 박승정 교수,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가 팀을 이뤄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흉강경으로 가슴에 작은 구멍을 내 전극선을 삽입하는 하이브리드 치료 방법을 시행 중이다. 혈관이 전극선보다 가늘거나 심장 근육이 딱딱해 전기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 심장 바깥에서 접근하는 게 더 효과 있기 때문이다. 정맥이 좁아 시술 자체가 어려울 땐 정맥을 뚫고 넓히는 정맥성형술도 적극 시도하고 있다.

박승정 교수는 “최근 심장박동기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저하된 심장기능을 호전시키고 빈맥성 심실 부정맥 치료기능까지 갖춘 심장재동기화 기기가 개발돼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아직 치료 자체가 어려워 널리 보급되지 않았지만 술기 개발에 더욱 힘써 심부전 환자들의 생존율과 함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