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디지털뉴딜 시대' 열자]주목받는 원격의료·원격교육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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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처방 13만건 오진 없어
신종 감염병 확산 차단에 기여
전국 초-중-고 온라인 수업 효과적
자기주도학습에 원거리서도 접속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뉴딜 시대' 열자]주목받는 원격의료·원격교육 시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초∙중∙고 교사의 온라인 수업 사전 경험도세계 원격의료 시장 규모 전망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닫혀있던 '원격의료'와 '원격교육(에듀테크)' 시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비대면(언택트) 산업' 육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격의료는 의료계에서 강력히 반대해 온 분야였다. 우리나라는 강력한 규제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의료가 금지돼 있다. 에듀테크 기업 또한 '사교육'이란 편견 속에서 공교육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의료·교육 등 비대면 산업을 '한국판 뉴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원격의료와 에듀테크 산업군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원격의료 기회 열리나

정부가 밝힌 '한국판 뉴딜' 추진 방향의 중점 과제 중 하나인 비대면 산업 육성에는 의료도 포함됐다. 정부는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화상연계 방문건강관리 등 기존 디지털 기반 비대면의료 시범사업과 코로나 방역 계기 시범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비대면의료 서비스 확산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당장 환자와 의사간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가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논의의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주요 국가 중에서도 원격의료 관련 규제가 가장 강력한 나라다.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18~20대 국회에 걸쳐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꾸준히 제출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원격의료 서비스가 시행되며 코로나19 대응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4년부터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허용한 중국은 알리페이, 바이두 등 11개 업체가 참여하는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원수가 10배 늘었고 알리바바헬스는 해외 거주 중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한 일본도 라인헬스케어와 메디플랫을 이용해 전국민 대상 무료 원격 상담 창구를 설치하는 등 병원 내 감염을 막는데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와 신종 감염병 출현에 대비해 제한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격의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술발전에 따라 앱, 온라인 병원, 스마트헬스케어기기 등 다양한 형태로 원격의료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원격의료는 의료 접근성 개선,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감소 등 장점이 있으며 의료진 감염을 막고 대규모 전염병 확산에 조기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인 만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향후 신종 전염병 출현과 관련 시장 성장에 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견고하던 규제가 조금씩 완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난 2월 24일부터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시 허용했다. 관련 체계가 미흡하고 의료계 반대도 심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누적 13만건 이상 전화상담과 처방이 이뤄지는 동안 별다른 오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규제샌드박스의 실증특례 1호인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유권해석으로 원격 상담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현행 의료법상 웨어러블 기기의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가 환자 상태를 보고 내원을 안내하는 것은 근거가 불명확했지만 이제 병원이 환자로부터 전송받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해 내원을 안내할 수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DB
<한 초등학교 교사가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DB>

◇온라인 개학으로 원격교육 산업 부상

전국 초·중·고와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면서 에듀테크 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그동안 공교육에서는 보안 등을 이유로 주로 대면 수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없었던 에듀테크 시장이 생긴 셈이다.


온라인 교육은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원거리 등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미래교육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공교육 시장에서 에듀테크를 거의 도입하지 않았던 만큼 동시접속으로 인한 인터넷 불안정과 교육격차 등 많은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개학으로 모든 교사와 학생이 에듀테크를 경험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미래교육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각 학교마다 에듀테크 서비스나 제품 구매 결정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초중고 학교 자율의 에듀테크 구매 의사결정 및 예산 보유가 가능해지면 학교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빨리 구입해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테크 기업의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유도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학교간 학습 격차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초·중·고 학내망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열악한 학교 네트워크 상황 때문에 교사의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내망 개선 사업을 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교내에서는 100Mbps 속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들이 동시 접속해서 학생들과 대용량 콘텐츠를 주고받는 실시간 수업이 어렵다.

온라인 개학 이후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어려움에 봉착한 학교가 다수였다. 실시간 원격수업이 아닌 녹화 영상을 선택한 학교가 많다. 게다가 인터넷 끊김 현상 등 인프라 관련 문제가 일어나도 학교 내에 전산 전문가가 없어 원인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상황이 이렇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집중적인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스마트 교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국판 뉴딜의 하나로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교과서를 제대로 활용하고 인터넷 원격수업, 에듀테크를 전면화하기 위해서도 교육환경 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과 일자리 지키기를 위해 한국판 디지털 교육뉴딜을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과감한 교육환경 개선으로 K방역에 이어 K스마트 교육에 있어서도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국가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 에듀테크 학습플랫폼이 안착됐다. 코로나19사태에도 빠르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이 가능했다. 영국은 핀테크 산업 성공 이후 에듀테크 산업을 제2의 핀테크 산업 분야로 선정해 집중적인 산업진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공동취재 정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