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코로나19와 트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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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와 트로트. 언뜻 매칭이 되지 않는 단어들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국내에서만 14일 낮 12시 현재 확진환자가 1만991명, 사망자가 260명에 이른다.

트로트는 4분의 4박자 또는 4분의 2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 대중가요의 한 장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엔카 번안 노래를 거쳐 1930년대 국내 창작이 본격화됐다.

지난 어버이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러 부모님 댁을 찾았다. 두문불출하시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몸소 실천하고 계셨다. 답답해서 어떻게 지내시냐는 물음에 텔레비전을 틀어 주셨다. 텔레비전에선 트로트 경연을 하는 남자 가수들이 심금을 울리는 곡을 열창했다. 부모님이 한마디하셨다. “저게 요즘 효자다.”

수그러지는 듯 하던 코로나19 감염이 생활속 거리 두기로 지침이 완화되자마자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진원지는 이태원 클럽. 어떻게 감염됐는지 원인을 찾을 겨를도 없이 다시 지역사회로 퍼졌다. 한국의 방역 활동을 칭송하던 외신들까지 성급하게 완화 조치를 취했다고 비아냥댔다.

'이젠 괜찮겠지' '젊은 사람은 걸려도 금세 회복이 된다더라' 같은 생각에 억눌려 있던 몸과 마음을 '보복 춤사위'로 해소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연로하신 분들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한다. 몇 달 새 사망자가 260명이나 나왔다. 시쳇말로 '약도 없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소멸되어도 올해 안에 다시 팬데믹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곗바늘은 다시 석 달 전으로 돌아갔다. 확진자가 하루 두 자릿수를 넘기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개학은 또 연기됐다. 가족을 위해, 동료를 위해, 고생하는 의료진을 위해 아직은 참아야 할 때다. 이 난리가 끝날 때까지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또다시 텔레비전에서 '효자'를 찾으실 듯하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