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문체부, 게임제공업자와 소통을 통해 중용을 모색하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콘텐츠칼럼]문체부, 게임제공업자와 소통을 통해 중용을 모색하다

웹보드게임은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허상이 규제의 정당성으로 강조돼 강력한 규제를 받아 왔다.

웹보드게임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 제17조에 기한 별표2에 의해 규제된다. 별표2에 따르면 게임제공업자는 가목 내지 사목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4월 다목이 삭제되고 사목이 강화됐다.

다목은 게임이용자의 1일 손실 한도를 10만원으로 제한한다. 1개월 손실 한도를 5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가목과 중복되는 옥상옥 규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나아가 다목으로 이용자가 동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손실 한도를 1일 단위로 통제하는 것은 법률로 게임제공업자를 제약한다. 그 결과 시민 행동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 같은 규제를 나쁘게 말해서 자유간섭주의라고 이른다.

한편 이용자 보호를 위해 사목 내용을 강화했다. 사목은 게임제공업자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보호 방안은 게임제공업자 자율로 만들도록 한다. 향후 자율 규제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규범을 정립하는 것은 보편성을 추구하면서 입법 지성을 통해 큰 도약을 시도하는 실천이성 영역이다.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범을 정립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가 다목을 삭제해 웹보드게임 규제를 완화하고 사목을 통해 게임제공업자가 자율성을 기초로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한 것은 매우 고무되는 일이다.

개정을 통해 구체화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긍정 측면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게임이용자 보호와 게임 산업 발전이라는 긴장관계 조정에 적절한 해법을 제시했다. 게임이용자 보호 및 게임 산업 발전 가운데 어느 하나에 치중할 수 없는 정부의 업무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비판 받아 온 다목을 삭제함과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게임제공업자에 마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중용을 모색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정부와 게임제공자 간 지속 소통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체로 정부가 직관을 통해 규제하는 경우에는 방법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산업 경험이 없는 직관으로 마련된 정부 규제 수단은 맹목일 수 있다. 합리 타당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은 채 규정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띤다. 다행히 이번 개정에서 정부는 게임제공업자 등과 지속 소통하면서 직간접 취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합당하게 결정했다.

셋째 정부는 진정한 의미의 악역을 담당했다. 원래 악역은 가톨릭교회의 성인 심사 과정에서 성인 후보자를 옹호하고 변론하는 자에 맞서 성인 후보자를 흠집 내는 자를 의미한다. 정부는 웹보드게임 제공업자에 게임이 안고 있는 문제점 등을 재평가하도록 하고, 이것으로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직접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진정한 의미의 악역을 수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율 규제를 활성화하고 게임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혁신에 나서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번 개정이 추진 원동력으로 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요컨대 자율 규제를 지향하는 정부의 게임정책 기조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용을 모색하려는 유연한 사고는 이후 게임 규제에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궁극으로는 게임 산업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게임사업자 단체 등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고, 규제 기관은 대화와 소통 지속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적극 협조하는 역할을 하면서 사후관리 체제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앞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프레임이 긍정 방향에서 자유간섭주의의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서종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sjhlaw@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