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2000달러…10년만에 최대폭 줄어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달러화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약 3743만원)로 잠정집계됐다.

2018년의 3만3564달러(3693만원)에서 4.3% 감소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1.4% 증가했다. 이런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비교적 높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원화 약세가 달러화 기준 소득을 끌어내렸다.

한국은 2017년에 3만1734달러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섰다. 2020년 1인당 GNI는 명목 GDP가 얼마나 오르느냐, 환율이 얼마나 변동하느냐에 따라 3만 달러 유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돼왔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7381달러(2026만원)로, 2018년(1만8063달러)보다 3.8% 감소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준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 2.0%다. 올해 1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하다.

2018년 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 2.9%로, 0.2%P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9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명목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총저축률은 1.3%P 내린 34.7%다. 2012년(34.5%) 이후 가장 낮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