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영이 만난 사람] 프롭테크 플랫폼 '리판' 전경돈 대표 "부동산의 판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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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판(REPAN) 전경돈 대표
<리판(REPAN) 전경돈 대표>

국내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회사인 리판(REPAN)이 최근 부동산 자산운용 및 투자 플랫폼 런칭을 위한 데모 데이를 개최했다. 리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오피스 및 주택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부동산 자산운용 및 투자 플랫폼 제공을 위한 프롭테크(PropTech) 회사로 2019년 4월 ‘공인중개사 물건 독점권 부여 및 이의 신청 시 재판 프로그램’으로 국내 및 해외 특허를 출원 후 ‘리판’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 5월에는 PCT 국제 출원을 완료하였으며, 올해 공간 위치를 반영한 부동산 가격 평가 모델을 제공하는 ‘인공지능(NURI)에 의한 투자 모듈’ 국내 특허 출원 후 관련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의도 IFC에서 진행된 신생 스타트업 리판의 데모 데이에는 근래 보기 드물게 국내 유수의 자산운용사 및 프롭테크 관계자 약 300여 명이 참석하여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신생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이기에 시장과 업계는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보였을까?  [류지영이 만난 사람]은 부동산 컨설팅과 투자분야의 스타 CEO 출신인 리판의 전경돈 대표를 찾아 만나보았다. 부동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CEO 출신답지 않게 겸손하고 진솔한 전대표는 2시간 가까이 열정적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새로운 프롭테크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으며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힘으로 그간 감춰진 새로운 부동산 시장의 섹터를 찾아내고 싶다고, 소유주-중개업자-소비자/투자자 모두에게 새롭고 공정한 기회를 주고 싶다고, 직장인과 서민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명하고 건전한 시장으로 바꾸고 싶다고 그렇게 국내 부동산 시장의 판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자의 탐욕이 아닌 부동산 전문가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리판(REPAN) 전경돈 대표>

- 사람들은 여러 기회와 갈림길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또 미래로 향한다. 전대표는 이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꿈과 노력이 중요하고 그를 위한 자기만의 어젠더가 있어야 한다고 평소 젊은이들에게 강조해왔다. 전대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어젠더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내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과연 시장이 어떻게 변할까’이다. 슬럼프에 빠지거나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했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나는 늘 시장의 변화를 생각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무모(?)한 결정을 내렸다. 건설회사에 있을 때 IMF가 터졌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과감하게 부동산 컨설팅 회사로 이직했다. 오피스 임대, 매각 자문 등의 업무를 거치며 경험을 쌓아가던 중 어느 순간 ‘시장에서 돈의 흐름은 어디로 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부동산 투자시장이 향후 오피스 이외에 다른 섹터(Sector)로 확장될 것이라 확신하고 리테일 섹터에 도전하게 되었다.

나름 순탄했던 컨설팅 회사를 나와 리테일 전문가가 되기 위해 쇼핑몰 총괄 운영직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때부터 전체 조직을 총괄하는 경영자 수업도 겸하게 되었다. 그 쇼핑몰의 정상화와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회사에 들어가 쇼핑몰을 비롯한 다양한 섹터의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및 펀드를 모집하는 일을 통해 투자 업무를 수행하였고, 블라인드 펀드를 담당하는 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항상 ‘한국의 부동산 투자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라는 의문을 놓지 않았다. 이런 고민이 바탕이 되어 부동산 서비스 프로바이더(Service Provider)와 같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정보가 집약되는 회사에서 경영자로서 일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꾸며 새로운 이직을 결심했다.  

서비스 프로바이더 회사에서는 시장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어떤 섹터에 어떤 방식의 투자를 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주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기술이 타 산업군에 어떻게 접목되고 융화되는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급기야 프롭테크(PropTech) 산업에 눈을 돌렸다. 다양한 부동산 투자 시장 정보를 접하다 보니 향후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산업군의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부동산에서 금융, 금융에서 다시 새로운 부동산 정보, 컨텐츠의 중요성과 데이터베이스, 자동화 등의 혁신적인 기술이 결국 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확신했다. 보통 경험이 쌓이면서 산업에 대한 자신만의 인사이트가 생기는데, 나에겐 “금융과 융합하여야 부동산이 보이고, 여기에 새로운 컨텐츠를 넣어야 새로운 부동산을 만들며,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부동산 시장을 만든다”는 인사이트가 생기게 되었다.

-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이란?

규제, 쏠림 현상 그리고 수수료에 대한 인식이 항상 아쉬웠다. 부동산도 시장 원리에 따라 치열한 경쟁관계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고 따라서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적절히 컨트롤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규제와 규범은 당연한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그 규제 때문에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도 우리나라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지금 우리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또 국내 부동산 업무 프로세스가 타성, 습관, 문화 등의 영향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고, 이 또한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른 문제점으로는 이른바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누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면 다들 유사한 방법으로 너도 나도 투자를 하는데, 이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전문적인 플레이어가 나타나기 전에 그 시장이 망가져 버리는 경우도 있어 매우 안타까웠다. 투자자들이 새로운 대상에 투자할 때 사전에 학습하지 않고 타사가 투자를 하니 나도 투자를 한다는 이른바 '묻지마식'의 투자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전문가에 대한 인식과 대우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문가에게 인색하다 보니 개인의 전문성이 인정받기 어렵고, 오로지 회사의 이름에 따라 보상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내실 보다는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 프롭테크(PropTech)는 주로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ICT 전문가들이 주도해왔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있어서는 업계 경험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부동산은 그 고유한 성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업계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부동산을 흔히 '경험 비즈니스'라고 일컫는다. 그 특성을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활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술자 주도의 프롭테크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고, 기술적인 구현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장 특성에 따른 중요한 맥락을 놓치기 쉽다.

물론 부동산 전문가만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의 경우 서비스를 개발하고 구현할 때 ‘왜 지금 이런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실제 서비스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할 지 잘 알 수 있다. 더불어 시장 내 인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기술 주도의 프롭테크사보다 시장 내 유리한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리판(REPAN)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리판은 오프라인에서 투자하기 복잡한 분산된 부동산(주택, 중소형 오피스 빌딩 등)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손쉽게 온라인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한다. 투자대상에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해 가격 예측 모델을 만들고, 분석을 통한 미래 가격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투자 가이드 라인을 함께 제공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고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 대상을 온라인상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관리하고 전자 계약으로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아울러 투자대상 물건에 대한 상관분석을 통해 그 가치를 측정하고 비교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판은 지금까지 축적된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빌딩의 가치를 등급화하여 실제 가치가 얼마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또 어떻게 하면 물건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온오프라인 자문 제공 서비스 또한 준비 중이다.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금융을 리츠나 펀드로 만들거나 디지털 수익증권으로 만드는 등 새롭게 디자인한 금융 상품을 구성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좀 더 명확하게 리판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분하자면, - 주택부분의 향후 미래가치 추정 서비스 모델(인공지능 누리를 통한 딥러닝 모델을 기반으로 분석하여 나온 다양한 값을 비교하고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리판은 이를 통해서 주택 가치 예측모델을 더욱 학습시키고 향후 주택펀드 등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 상업용 부동산(중소형 빌딩)의 가치비교 및 등급(Rating) 서비스(자산에 대해 주소를 입력하면 그 빌딩의 가치와 임차인의 정보를 바탕으로 적정 가치를 추정하고 이를 비교 분석하는 서비스로, 해당 결과를 기반으로 빌딩의 등급을 매긴다.) -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공실 데이터를 모아 부동산 중개인에게 그 잠재가치를 알려주는 서비스(공실 주변의 상권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실 현황과 함께 주변의 중개사 정보를 제공하는 공인중개사 대상의 구독 서비스) -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을 포트폴리오화 하여 상품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운용 서비스(E-Fund / E-REIT’s 모델) 이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리판(REPAN)은 지금까지는 국내에 없던 신개념의 부동산 플랫폼을 추구한다. 이런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지속 가능한 기술력으로 보여진다.

리판의 핵심 기술은 크게 투자가치 측정에 활용하는 인공지능 딥러닝기술과 투자 물건을 계약하고 공인중개사들의 물건을 등록하고 물건에 대한 전속권을 보호하는 블록체인 기술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부동산 가치 분석 및 미래 가치 예상을 통해 효과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블록체인은 온라인 부동산 거래의 핵심인 전자계약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다. 지속 가능한 기술력 확보하기 위해 현재 리판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 부분은 이미 어느 정도 발전이 진행되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고, 인공지능의 특성상 시간의 경과에 따른 데이터의 축적 정도에 따라 더욱 똑똑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분석 대상이 되는 데이터의 양이 중요하므로, 자산의 가치평가를 위한 많은 종류의 데이터를 제공할 회사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연구 중이다.

더불어 이미 7년 전부터 블록체인을 연구한 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부족한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리판은 필요한 기술을 갖춘 기존 회사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추가로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가공하기 위해 ‘리판 경제 연구소’를 설립하여 시장의 기준이 되는 주택지수(Index)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택지수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부동산 업계에서 스타 CEO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투자자들에게는 그동안 투자하지 못했던 새로운 섹터(중소형 자산 등)를 찾아 열어 줄 것이다. 모바일과 PC를 통해서 분산된 소규모 자산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효율성이 떨어져 투자하기 어려웠던 자산들에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또한 투자 이후에도 실시간 수익률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여 언제든지 투자 자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통상적으로 펀드매니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10개 이상의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리판 플랫폼을 활용하면 10개 이상, 아니 100개 이상의 펀드라도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데이터 확인을 통해 자산 관리 현황과 수익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개인투자자들 간의 거래 중개에 더해 기관투자자들과도 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패턴, 요구 수익률 등의 특징에 대해 학습할 수 있어 비즈니스의 확장이 가능하다. 거래 이후에도 자신이 판매한 물건의 관리 서비스를 수주할 수도 있어 현재보다 훨씬 안정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질 수 있다. 부동산 소유주들은 자신의 물건을 손쉽게 유동화 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본인의 자산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 임대 수입, 비용 지출, 인건비 절약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

리판이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거래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을 결합하여 부동산 투자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부동산 투자의 위험도는 줄이고, 보다 많은 사람이 적은 금액으로도 활발하고 건강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세상 즉 부동산의 '판'을 바꾸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그것이 리판이 꿈꾸는 세상이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