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토끼 '긴급 차단' 무력화... 새 주소·CDN 우회에 불법 웹툰 대응 비상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문화체육관광부가 불법 웹툰·영상 사이트 '긴급 차단제'를 시행 중이지만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와 HTTPS 암호화 등 우회기술로 인해 실질적 차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대응 속도를 높이면서 범부처 체계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1일 문체부의 긴급 차단 정책 시행 이후 뉴토끼 유사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에 대한 실질적인 제한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즉시가 아닌, 일주일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차단 및 접속차단 제도는 문체부 장관이 불법 콘텐츠 사이트 차단 명령을 통신사(ISP)에 통지하면, 해당 사이트를 즉시 차단하고 5일 이내에 심의해 차단 여부를 확정하는 제도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주요 불법 사이트의 우회기술 사용으로 '즉시' 차단 효과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문체부는 지난 13일 뉴토끼 명칭을 내건 유사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에 대한 긴급 차단 명령을 내렸다. 본지 확인 결과 이후에도 해당 사이트 인터넷 주소(URL)가 막히지 않고 약 일주일간 접속이 이어졌다.

문체부는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통해 CDN 기반 우회 방식이 접속 지속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통신사가 불법 사이트 웹 주소(URL)를 막아도, CDN에서는 실질적인 인터넷주소(IP) 차단이 이뤄지지 않아 접속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문체부는 CDN 사업자에 협조를 구해 주소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 약 일주일이 걸렸다.

정부와 CDN과의 핫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CDN 사업자 협조와 관련해 현재 다방면으로 협의·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차단에 성공했지만, 또다른 문제도 나타났다. 지난 19일 해당 주소의 차단이 이뤄지자 곧바로 새로운 URL 변경 공지가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차단→우회→재등장'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변경 URL을 차단하는데 또다시 일주일가량이 소요되고, 그동안 불법사이트는 정상 운영된다.

HTTPS 암호화 역시 차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이용자와 서버 간 통신 내용이 SSL·TLS 프로토콜 기반으로 암호화되면서 통신사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접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보안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이지만, 불법 사이트 차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감사원 감사 당시 전체 유해사이트 중 미차단 비율은 약 1.5% 수준이었다”면서도 “HTTPS 기반 SNI 암호화가 확대되면 미차단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콘텐츠 업계는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중심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CDN·통신망·암호화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인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사, 수사기관, 해외 CDN 사업자 등이 함께하는 범부처 공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