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경쟁력 강화 '닻' 올랐다...'조선 빅3' 빠져 반쪽 우려도

엔지니어링센터 입주 기업 2곳 발표
해외 설계 의존 낮춰 수익 향상 목적
업계 "빅3 자체 인프라·시스템 충분"
中企와 협업 불발…정책 실효성 의문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정부가 해양플랜트 기술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해양플랜트 고급 기술 연구기반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해양플랜트 고급기술 엔지니어링센터 개소 시기에 맞춰 입주 기업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참여 기업 수가 기대를 밑돌았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불참해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지난 20일 해양플랜트 고급기술 엔지니어링센터에 입주 지원한 기업들에 심사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최종 입주 업체로 두 곳을 선정했다. 입주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 8개사 가운데 25%만 통과했다. 애초 연구소가 10개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참여율과 합격률이 크게 저조한 셈이다.

연구소는 기술 및 시장 경쟁력 평가와 연구 및 기술협력 방안 등에 높은 배점을 할당, 기술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평가를 진행했다.

선정 기업들은 센터가 개소하는 오는 9월에 맞춰 입주를 시작한다. 해양플랜트 산업의 기술 고도화와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한다.

이번 센터 개소는 정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양플랜트 고급기술 연구기반 구축' 예산을 통해 센터 운영을 지원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건조산업 분야는 시장 규모 대비 순수익률이 5% 미만에 그쳤다.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 부족에다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사 설계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생산설계 오류, 잦은 프로젝트 납기 지연 등으로 이 분야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센터 개소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 방안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해양플랜트 고급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로 설계·조달·시공(EPC)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정부 의도대로 해양플랜트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기술을 고급화하려면 해외 엔지니어링 기업과 국내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및 연구기관 간 협력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하는데, 핵심 축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입주 기업 가운데 조선 빅3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는 자체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굳이 센터에 입주할 필요가 없다”면서 “하지만 대·중소기업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구 성과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향후 시스템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의 강점은 네트워크”라면서 “필요할 경우 조선 3사와 연계하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실이 발생한 데 대해선 10월 중 추가 입주 공고를 내 보충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