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사업 분할 해석...증권사는 '호재', 소액주주는 '악재'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을 놓고 증권가 분석과 소액주주 평가가 엇갈리며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향후 주가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LG화학 주가는 지난 16일 오후 배터리 사업 분할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후 들어 하락폭이 커져 전 거래일 대비 5.37% 하락한 68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17일 LG화학은 긴급 이사회에서 전지사업부 분할을 결의하고 'LG에너지솔루션(가칭)' 출범을 확정했다.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2.33% 하락 출발해 장중 9.02%까지 떨어졌으나 오후 들어 소폭 반등해 〃6.11%로 장을 마쳤다.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증권가는 대부분 호재로 평가했으나 주가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대부분 증권사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면 시장에서 적정 가치로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기업공개(IPO) 시 배터리 사업이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분사 후 배터리 사업은 CATL과 비교해 LG화학 전체 시가총액(48조5000억원)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LG화학 주가가 내재한 배터리 가치는 CATL 대비 58%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기술력, 매출, 이익 성장성은 CATL보다 우위지만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해도 저평가됐다”고 봤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지사업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악재보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물적분할에 걸리는 기간 동안 주식시장에서 LG의 전지사업 가치는 LG화학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과 달리 LG화학 소액 투자자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주가 상승을 기대했으나 물적분할 결정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소액 투자자들은 주로 전기차 이차전지용 배터리 사업 전망을 보고 투자했는데 물적분할을 하면 일반 정유주와 별 차이가 없어진다며 우려했다. 연결기준 실적에는 문제가 없지만 LG화학 자체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물적분할 방식은 기존 주주가 배터리사업체 주식을 전혀 받지 못하므로 배터리 사업 성장 수혜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한편 이날 LG화학 주식은 외국인이 5만5421만주를 매수했고 기관이 6000주를 순매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