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자생식물 2181종 효능 '관계형 DB'로 한눈에

인포보스, 한의학·현대의학·약학 망라
시장성 높은 100종 유전체 분석도 계획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 발굴 활용 기대

한반도 자생식물 2181종 효능 '관계형 DB'로 한눈에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한반도 자생식물 2000여종의 효능 정보를 망라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식물 자원의 산업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포보스는 국내 자생식물 효능 정보를 담은 관계형 DB 생물자원유용성정보(UIBR)를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UIBR에는 국내 자생식물 2181종의 3331가지 효능 정보가 담겨 있다.

자생식물은 예로부터 약용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돼 왔다. 자생식물 유용성 정보의 일부는 한의학 등으로 발전해 효능과 용법이 정리됐으며, 일부는 민간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포보스는 한의학, 전통지식, 분류학, 현대의학, 약학 등 정보를 망라한 관계형 DB를 구축해 체계적인 생물자원 활용을 시도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UIBR 정보와 식물의 특성, 식물에 있는 화학 성분 효능 정보 등을 결합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특성을 도출하는 추가 분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인포보스 UIBR을 통한 2181종의 국내자생식물의 3331종의 효능 히트맵 (자료=인포보스)
인포보스 UIBR을 통한 2181종의 국내자생식물의 3331종의 효능 히트맵 (자료=인포보스)

인포보스 관계자는 “최근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자료 수집이 진행됐지만 효능·효과에 대한 기준이나 표준화된 종 목록 부재 등으로 통합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다양한 효능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국가생물종목록을 포함한 자체 종 목록 DB를 기준으로 도표화한 후 효능·효과에 대해 한의학 질병 DB와 현대의학의 병 목록 데이터, 약학의 성분·효능 데이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용어를 통합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UIBR를 활용해 코로나19로 관심이 높아진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식물 목록을 추린 결과 외래식물 25종을 포함한 자생식물 42종이 확인됐다. 이들 식물은 18종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었다. 인삼과 차나무는 총 6가지 바이러스에 효능을 보였으며, 생강은 다섯 종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가 좋은 식물로는 생강, 민들레, 차나무, 회향 등이 있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 계열에 효능을 보이는 식물은 생강, 단삼, 하눌타리, 배초향 등이다.

인포보스 UIBR을 통한 항바이러스 효능과 자생식물 관계정보 (자료=인포보스)
인포보스 UIBR을 통한 항바이러스 효능과 자생식물 관계정보 (자료=인포보스)

UIBR 데이터를 활용하면 유효 성분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기존 자생식물에 대한 연구의 근거 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 해당 성분의 물질을 검출하는 작업과 이들의 항산화, 항암, 항바이러스 등 생리 활성을 확인해 논문 출판이 가능하다. 제약회사에서 신약 후보 물질 등 발굴에 활용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알려지지 않은 식물자원 활용도를 제고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인포보스는 관계자는 “시장성 높은 질병에 맞는 식물 100종을 목록화해 유전체 분석을 통한 성분을 확보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 유전체 분석 물질 예측 파이프라인인 '메타프리 AI'를 활용하면 특정 식물의 유전자가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예측할 수 있어 새로운 신약 개발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