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5조원대 국내 골프용품시장 '눈독'

골프용품 수입비중 80% 이상…직구 잠재시장 충분
11번가 통한 쉬운 직구 가능…오프라인 시장 영향 우려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 직접구매(직구) 열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국내 오픈마켓 11번가와 손잡고 국내시장에 발을 내딛으면서 골프용품 직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5조원대 국내 골프용품시장 '눈독'

골프용품 시장은 수입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볼빅과 보이스캐디 등 일부 국내 브랜드를 제외하면 클럽부터 액세서리까지 수입품 일색이다.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상품에 대한 손쉬운 직구가 가능해지면서 골프용품 직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가격 측면에서도 직구의 장점은 충분하다. 정식 수입처를 통해 수입 판매되는 제품과 직구상품의 가격차는 제품가의 20~30%에 달한다. 배송비 등을 고려해도 직구상품의 가격적인 장점이 충분하다.

정식 수입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세부스펙에서 차이가 있고 사후관리(AS) 등 서비스적인 장점도 있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각하면 직구 상품에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아마존의 국내시장 진출로 국내 골프용품 유통시장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라인을 위주로 판매되는 직수입 병행품 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를 통해 손쉽게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편의성이 대폭 향상되고 안전성 등 거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줄어들면 병행품 구입대신 직구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직수입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직구 비중이 적었다. 직구가 많이 편해졌다고 해도 여러가지 절차가 필요하고 통관 등 신경쓸 게 많아 특히 골프 층의 경우 비율이 적었던 게 사실”리면서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면 이전과는 다를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직구시장 활성화는 점차 정식수입 업체의 오프라인 대리점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식수입품의 경우 '정품'이라는 프리미엄과 AS를 앞세워 직수입품과 차별화 된 시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차별화 없이는 경쟁력 유지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골프용품 정품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점차 젊은 층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정품 프리미엄이 주요하지만 가격과 편의성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 한국 전용모델 등 차별화 된 상품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공세적인 마케팅도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서 직구바람을 일으키는 데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는 자체상품을 99달러이상 구매한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직배송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골프화, 의류 등 용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국내 골프용품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뽐내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스포츠산업 연구센터와 유원골프재단이 발간한 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골프용품 시장은 5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조 4000억원에 비해 23.2% 늘어난 수치다.

골프용품 수입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경제주평을 통해 “골프클럽 등 각종 골프용품의 수입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1~8월 누계 수입액은 약 3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9.9%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가 부각되면서 골프시장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어느 때보다 직구 수요를 끌어 모으기 좋은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11번가를 교두보로 한 아마존의 국내시장 진출이 골프용품 e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