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터카 시장 성장률이 11년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법인에 이어 개인 수요 증가로 시장 규모가 100만대를 넘어서며 이정표를 세웠지만 성장률은 둔화했다.
29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렌터카 등록대수는 105만1280대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렌터카 시장 성장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건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9년(8.4%) 이후 처음이다. 2018년 16.6%를 기록한 이후 2019년 12.4%, 2020년 9.6%로 낮아졌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시장 1~2위 업체 성장이 부진했다. 시장 선두권 업체는 롯데렌탈(23만3870대), SK렌터카(20만7831대), 현대캐피탈(12만4870대)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시장 성장률은 각각 5.8%와 6.4%를 기록해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11대926대에서 12만4870대로 11.9% 성장했다. 성장뿐 아니라 렌터카 증가대수도 1만3944대를 기록해 롯데렌탈(1만2845대), SK렌터카(1만2530대)보다 많았다.
현대캐피탈은 롯데렌탈, SK렌터카 대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해졌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부가적인 혜택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그동안 장기렌터카 시장은 차량 관리 편의성, 법인세 등 비용절감 효과를 장점으로 내세워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0년대 들어 관공서와 법인의 합리적 업무용 차량 운용에 필요성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개인까지 가세했다. 주요 업체의 장기렌터카 비중은 80~90%에 달한다.
렌터카 시장 성장은 둔화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 승용차 등록대수 대비 렌터카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승용차 등록대수는 1986만955대로 렌터카 비중은 5.3%에 불과하다. 자동차 소유에 대한 고정관념도 과거 대비 옅어진 상태다.
올해는 내연기관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탈, SK렌터카, 현대캐피탈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K-EV100' 사업에 참여한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로 100% 전환하는 대신 승용 친환경차 보조금을 별도로 할당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에 올해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전기차 차종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는지에 따라 실적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 성장률은 둔화됐으나 역성장하지 않고 계속 대수가 늘고 있다”면서 “고객 선호로 승용차 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 시장 포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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