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무 사각지대와 AI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다양한 플랫폼 기업이 생겨나면서 배달, 택배,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등 임시 노동자를 일컫는 '기그 워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롭게 대두된 시장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개인 세무 시장이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은 2019년 기준 748만명으로, 지난 2009년부터 10년 동안 연평균 13.1% 증가세를 보였다. 비정규직 인구 확대와 함께 개인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도 늘었다. 그러나 개인 세무 분야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복잡한 세무회계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자비스앤빌런즈가 지난해 총 1만16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응답자가 61.1%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신고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세금 신고는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신고를 제때 하지 않을 경우 떼인 세금을 환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과태료까지 물어야 한다.

그동안 세무 시장은 주로 기업 서비스 중심으로 흘러왔다. 개인 사례는 전문 세무사 사무실에서 손을 대기에 건당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삼쩜삼' 이용 데이터를 보면 1인당 돌려받은 평균 세금 환급액은 12만6233원이다. 전통적인 세무법인이 이를 처리하기에는 수익 구조가 나오기 어렵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소액의 환급금을 돌려받기 위해 고액이 드는 세무사를 선임할 수는 없다.

통계청 기준 경제인구 2771만명 가운데 무려 27%에 이르는 기그 워커들의 세무 문제를 앞으로도 계속 간과할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이 대안일 수 있다. AI가 접목된 세무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세무 지식이 없어도 쉽고 간편하게 비대면 신고부터 환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득 금액에 따른 합리적인 수수료 혜택까지 누리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I는 복잡한 전 처리 단계를 처리하고 세무사가 진행해야 하는 고유 업무는 전문가가 처리하는 협업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 삼쩜삼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총 216만5000여명의 이용자가 총 315억원에 이르는 세금 환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수치는 서비스 론칭 이후 불과 10개월 동안 실현된 것이다. 만약 사람이 일일이 모든 것을 작업했다면 불가능했을 수치다.

AI 세무회계는 기업 시장에서도 핵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세무회계 업무에 최소한의 노력, 최소한의 시간 투여만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 특히 전문 세무 담당자가 없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사이에 뉴노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세무회계 부문의 경우 영수증 및 비용 관리부터 잔액, 매출, 매입, 매수금, 미지급금 관리와 급여 관리에 이르기까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거래 내역을 조회하러 은행·카드사에 일일이 접속하거나 영수증을 하나하나 모아서 취합하는 작업, 근로자별 급여명세서 작성하느라 허비한 시간을 AI를 활용하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AI 솔루션은 분야별로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열어 왔다. 기술이 발전해 나갈수록 더 많은 이용자가 AI를 통해 편리한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세무 분야의 기술 고도화도 더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beam@jobi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