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G-SK 분쟁 타결, 한국 소부장 터닝포인트 되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이 일단락됐다.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리스크 해소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 전환점(터닝포인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LG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 비밀침해로 제소하면서 시작된 이번 소송은 올해 2월 ITC가 최종판결을 통해 LG 측 손을 들어줬다. 이로 인해 SK는 10년간 영업비밀 침해 부품 수입 금지를 당하며 배터리 사업을 두고 중대 위기를 맞이했다.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소부장 기업은 미국 진출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 힘을 얻게 됐다. 애가 탔던 소부장 중소기업도 한시름 덜었다.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을 지급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LG와 SK가 합의를 이뤄낸 데는 미국 행정부 중재도 한몫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국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한다.

배터리 시장의 라이벌인 두 기업이 손잡으면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후방 산업에도 큰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공장에 들어갈 발주 입찰도 진행한다고 하니 한국 소부장 생태계에도 자생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송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천문학적 손실 리스크가 해결됐다.

이제 남은 건 한국 소부장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해외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협심해 'K-배터리 진영'을 형성할 일만 남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협력해 미국 파우치 배터리 시장은 물론 세계에 K-배터리 진영이 성장하는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 한국 정부도 이번 분쟁 타결을 계기로 다양한 제도적·법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대승적 화합을 내린 두 기업 결단에 환영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