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23>다양성 가치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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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양성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최근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성원들의 동질성을 강조하던 과거의 집단문화에서 개성 가치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현대 사회가 변화하면서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 것이다. 건전한 공동체는 서로 다른 배경의 집단들 간 상호견제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구성원들의 상호협력을 통해 유지된다. 차이와 다양성 존중은 사회구성원 간 상호이해와 협력을 끌어내는 근간으로, 민주적인 공동체 운영의 바탕이 되는 실천적 원리라 할 수 있다.

교수신문에서는 매년 전국 교수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의미의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가 이질적인 집단에 대한 배척, 자기 생각과 달리하는 집단에 대한 비난이 만연해 있음을 대변한다. 이는 또한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의 가치 실현이 선언적으로 쉽게 이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보인다.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현실에 바탕을 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이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다양성 가치에 관한 교육이다.

다양성에 관한 교육은 교육 전 과정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 가운데 사회 진출 직전의 교육 기관인 대학에서의 다양성 교육은 특히 중요하다. 현대 사회는 배경이 다양한 사람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협업하고, 제기되는 문제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자를 필요로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이러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기르기 위해 대학은 다양성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통적 교양과 전공 교육에 다양성 및 포용성의 가치를 함양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비교과 교육을 통해 다양성 교육이 대학 내에서 확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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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배경의 구성원들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다양성에 관한 교육적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최근 교육공무원법 상 대학교수 임용 절차에 다양성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조치가 마련된 것은 이런 관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은 다양성 가치 증진이라는 맥락에서 실천될 때보다 포괄적 의미로 사회 구성원 간 상호존중 문화풍토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민족·다인종 국가인 미국 사회에서는 일찍이 다양성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제시되고 있으며, 미국 대학에서의 양성평등 역시 다양성 증진이라는 맥락에서 실천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도 다양성은 중요한 요소다. 과학기술 분야 사례를 들어 보자. 그동안 과학기술은 젠더와 무관한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과학기술 분야에서 젠더 분석을 고려하지 않아 막대한 손실이 초래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최근 연구개발(R&D)을 추진하면서 젠더 분석 기반의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창출하려는 운동이 젠더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대두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중요성에도 젠더 혁신이 일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여성 과학기술인 부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 분야처럼 구성원의 다양성이 많지 않은 분야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양성 가치 교육을 통한 대학 내 다양성 증진 노력은 학내 구성원 간 상호 존중하는 풍토를 마련하고 상호협력 및 각계각층의 활발한 대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건전한 학문공동체 형성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다양성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사회 곳곳에 진출, 우리 사회 전체의 다양성 가치 증진을 위한 밀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jinhchoi@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