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심의 양강 구도 대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결정하면서 그간 제기되던 제3지대 가능성은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단일화 관련 최종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이르면 이번주 결정날 전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양당 합당을 위한 데드라인을 이번주로 제안하면서 국민의당 향후 행보가 곧 판가름 난다. 양당 실무협상이 성과없이 종료된 후, 이 대표가 안 대표에 만남을 제기했고, 답이 없자 최후 통첩에 나선 셈이다.
안 대표는 아직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이 대표 제안에 일방적인 통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 대표가 합당 논의 시한을 정한데 대해 “좋은 자세가 아니다”며 “매우 고압적인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안 대표가 5% 전후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역할도 있었던 만큼 국민의힘에 끌려가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변수는 이 대표의 이번 제안이 다른 때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국민의힘 역시 합당을 통해 대선 경선판을 키울 필요가 컸지만,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입당하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여기에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다수 주자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야권 빅텐트의 입지를 갖춰나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굳이 안 대표의 합류가 없어도 경선 버스 정치 출발을 위한 정원은 채웠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확정한 시간표에 따르면 향후 경선 일정은 8월 말 시작 예정이다. 두 차례 컷오프를 통해 8강과 4강을 차례로 가리고, 오는 11월 9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양당 합당과 함께 국민의힘 경선에 합류할 지 여부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보다는 단독 행보를 유지하다 최종 단일화에 승부를 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단일후보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최종 단일화로 본인 입지를 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에 이미 14명이나 되는 후보가 참여하고 있고, 컷오프만 두 번 거치는 일정이 잡힌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은 최종 후보가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안 대표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할수록 안 대표의 3지대를 통한 지지세력 확대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 참여자가 많아지면서 안 대표 입장에선 이곳에 합류하는 것보다 공당의 대표로 남는 것을 고민할 수 있다”며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경선을 통해 지지율을 올렸던 것처럼, 최종 단일화 방법은 경선 검증을 거친 후보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