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정책연구소 "EU 發 AI 규제, 한국기업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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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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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규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고위험 AI'로 분류되는 시스템을 EU로 수출하려면 적합성 등을 평가하고 입법 추이를 살펴 가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16일 'EU AI 법안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고위험 AI 시스템의 포괄적 정의와 과도한 규제로 EU 내 AI 산업이 경색될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AI 법규제 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AI 규제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EU 시장에서 사용되는 AI 시스템이 안전성을 담보하고 기본권과 EU 가치에 대한 기존 법률을 보장하도록 조장해야 한다”면서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 시장 구축을 목표로 규제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마다 AI 윤리, 준수사항 등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별도의 규제안을 마련한 것은 EU가 처음이다. 규제안은 AI 위험을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이 가운데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AI 시스템 활용 금지 △고위험 AI 시스템은 요구사항 충족 시 허용 등을 담았다.

SPRI 분석 결과 고위험 AI 시스템은 △생체인식 △교육·훈련 △공공 서비스 △법 집행 등 실생활과 연관된 다수 AI에 해당한다. 고위험 AI 시스템 개발사는 EU에 수출하기 위해 위원회가 정한 품질관리 시스템, 등록의무, 적합성 평가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스템 공급자뿐만 아니라 제조업체, 유통, 수입업체 등 모두에 법적 의무가 부과된다. 이를 어기면 최대 3000만유로(약 412억원)의 과징금 조치를 받는다.

법안이 실제 효력을 발생하기까지는 유럽의회와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 1~2년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8년 EU 개인정보보호법(GDPR) 발효 전후에도 우리 정부와 기업의 많은 준비가 요구된 만큼 빠른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SPRI는 “EU 법안은 AI 윤리와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는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해 실행 가능성과 효용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EU뿐만 아니라 AI 규제 관련 법안이 여러 나라에서 추진되는 만큼 법 규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PRI는 “EU에 준하는 국내법 신설로 우리 기업의 EU 시장 진출을 도모할 수 있겠지만 EU 법으로 인해 AI 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된다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위험 AI 시스템 범위에 대해 철저한 사전 연구와 공청회를 통해 구체화하고 우리나라 기업의 특성, 규모별로 대비해야 할 부분을 한발 앞서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