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요람에서 무덤까지 디지털 교육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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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아 교육부터 100세를 위한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아를 위한 교구는 이미 디지털로 바뀌기 시작한 지 오래다.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은 물론 학습 중단자를 위한 교육과 직업 교육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를 계기로 요원해 보였던 교육 영역까지 디지털이 스며들었다. 실감형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아날로그 시대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던 '실습'도 디지털로 전환되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익숙해진 원격수업을 발판으로, 시·공간을 포함한 여러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에듀테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게임형 교육, 실감형 확장현실(XR) 콘텐츠, 메타버스 등 몰입감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 외형을 결정 짓는 기술부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처럼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 공동 작업을 통해 공유와 협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쉽게 찾아보고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 등 에듀테크 저변도 확대됐다. 에듀테크 발전 덕에 디지털 교육이 스며드는 분야는 더욱 넓고 깊어졌다.

◇유아부터 초중등 교육까지 에듀테크는 대세

과거 학습지라고 하면 종이 학습지를 생각했지만, 태블릿PC로 놀이처럼 시작하는 학습지가 유아교육용 학습지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천재교육이나 아이스크림에듀 등 스마트 학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4세 유아부터 겨냥한다. 교육보다는 놀이에 익숙한 나이지만, 놀이를 하듯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학습용 도구를 선보였다.

초중등 교육은 코로나19로 공교육 시장까지 디지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원격수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도시 간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등 시공간 제약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원격수업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인수 과목을 비롯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 고교학점제에서는 원격수업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학에서는 원격수업 덕에 해외 유명 대학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석학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학부모·교사들이 원격수업에 지쳐있기는 하지만, 등교수업이 전면적으로 시행된 후에도 원격수업은 여러 방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위한 보충수업에 늘 참여학생들이 소극적이었는데,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후 호응도가 높아졌다는 학교들이 있다. 학교에 남아 보충수업을 받다보면 친구들에게 학력부진 학생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데, 원격수업은 그럴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질문하는걸 어려워 하는 아이들이 채팅으로는 보다 활발하게 질문을 하는 사례도 있다. 원격수업의 강점을 살린 대면수업, 즉 블렌디드 러닝이 공교육과 사교육 시장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안전 교육, 뇌성마비 맞춤형 재활 훈련까지

인터넷 강의를 듣는 식의 디지털 교육으로 지식 전달은 가능했지만, 실제 경험하듯 실감나는 교육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습이나 실험 영역까지 원격수업이 확대되지 못했다. 대학에서도 코로나19 4단계로 원격수업을 고수하면서도 실습·실험은 우선적으로 대면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대면수업도 보다 원활한 소통으로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수준일 뿐 제대로 된 실험이나 실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산업 안전 교육이 대표적이다. XR와 같은 실감형 콘텐츠로는 다양한 상황을 실제처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험한 장비를 다룰 때 제대로 안전 매뉴얼을 따르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줄 수 있고, 마치 실제 장비를 다루듯 세밀한 훈련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산업용 AR·VR 콘텐츠를 제작해온 피앤피미디어는 산업안전교육과 의료교육, 재활훈련 시장을 선점했다. 최근에는 VR로 소아 뇌성마비용 환자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인 스마트케어 서비스를 개발했다. 장인의 노하우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산업용 교육 콘텐츠도 제작했다.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박영신 피앤피미디어 대표는 “기존 디지털 교육 콘텐츠로는 접근하지 못했던 안전이나 의료 교육 영역까지 실감형 기술로는 접근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한계를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이 목마른 에듀테크

교육에 기술을 접목한 에듀테크는 코로나19에 힘입어 고속 성장했지만, 만개하지는 못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에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500개 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초중등 공교육에서 활용 가능한 에듀테크 서비스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것도 대부분 콘텐츠 영역에 편중돼 있다. KERIS가 국내 교육기술 관련 특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3083건의 교육기술 특허 중 2165건(70.2%)이 콘텐츠 분야 특허로 대부분 에듀테크 서비스가 '콘텐츠' 영역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인프라가 부족하고 학교와 민간 에듀테크 기업간 매칭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현재 학교 예산 집행구조로는 국내 초·중·고교의 에듀테크 서비스 자율 구매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국처럼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학습관리시스템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클라우드에 민간 에듀테크까지 아우르는 K-에듀테크 통합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교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인정받은 에듀테크를 골라서 활용할 수 있고, 활용 결과물은 바로 학생과 교사 시스템에 기록될 수 있도록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보화전략계획을 마무리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간은 국내외 에듀테크 서비스를 한곳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교육용 마켓플레이스 '올에듀'를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주도로 오픈한다. 학교, 교사, 학부모가 직접 원하는 에듀테크 서비스를 한곳에서 검색·문의하고 테스트나 구매 가능한 링크까지 연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여 회사 300여가지 에듀테크 서비스가 참여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