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특별검사(특검)법을 수용하기로 했다. 특검 수용에 대한 야권발 공세가 거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일교 의혹에 여야 전·현직 의원이 모두 얽힌 만큼 특검 추천 권한을 두고 공방이 예상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을) 못 받을 것도 없다.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도 수용 불가 방침이었던 민주당이 특검에 전격적으로 동의한 이유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야권이 '통일교 특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크게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수 야권이 지난 4개월 동안 이른바 '내란 정국'으로 일관한 정청래 민주당 지도부에 맞설 수 있는 정치적 동력으로 통일교 특검을 내세웠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 수용 여론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여당이 수세에 몰린 바 있다.

민주당이 특검법을 수용했지만 최종 합의가 될 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변수는 특검 추천 권한이다. 전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이 들어가는 제삼자 추천을 골자로 한 특검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법 등 각종 사법개혁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 권한을 주는 특검법을 수용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특검 추천 권한을 두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교 의혹에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 만큼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헙) 등 또 다른 제삼자 추천 방식 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마치 민주당이 뭐라도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줄 알고 앞장서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아마 내심으로는 민주당이 특검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라며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서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 지난 대선에서의 통일교가 정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밝혀보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이 특검하겠다고 얘기하면서 사실상 또다시 야당을 탄압하는 특검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