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소수점 매매가 허용되면서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 신생 증권사뿐만 아니라 기존 증권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10여개 증권사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 성장성 짙은 젊은 소액 투자자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030세대 개인 투자자의 국내외 증시 유입이 폭증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가 소수점 매매 제도를 개선하자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발 빠르게 서비스 도입 착수에 나섰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하반기 모바일증권거래시스템(MTS) 출시와 동시에 주식 소수점 매매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먼저 신청한 후 순차로 국내 주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새롭게 선보이는 MTS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을 구현할 예정이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연내 MTS 출시에 맞춰 투자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소액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제도 개선을 발판 삼아 누구나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토스증권도 하반기 소수점 매매 첫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올 4분기 시작 예정인 해외주식거래 서비스에 소수점 거래를 선제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토스증권 고객의 약 70%가 MZ 세대로,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젊은 소액투자자가 국내외 우량 주식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스증권은 세부 제도 설계와 전산 구축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강력한 플랫폼 기반 충성 고객을 보유한 토스, 카카오가 소수점 매매로 2030세대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어서다. 주식투자 금액에 부담을 느껴 오던 2030세대가 적은 금액으로도 부담 없이 손쉽게 주식을 살 수 있어 개인투자자 증시 유입이 가파르게 상승할 공산이 크다.
당초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등 법제도 개선을 통해 소수점 거래 도입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소수점 거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업계 요구에 혁신금융서비스를 꺼내 들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주식의 소수점 매매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제공 중인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6월 말 누적거래기준 각각 7억5000만달러(51만명), 2억7000만달러(14만명)로 집계됐다. 앞으로 주식 소수점 매매가 도입되면서 소규모 투자금으로 위험관리와 수익 다변화를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예컨대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하면 S&P500의 경우 약 10만달러(약 1억1670만원), 코스피200은 약 3000만원이 필요하나 0.01주 단위로 거래하면 동일한 거래를 수행할 때 각 1000달러(약 117만원), 30만원으로 가능하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