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소요' 희소질환 진단, AI로 5분 만에 '뚝딱'

쓰리빌리언 'AI 유전자 분석 솔루션' 주목
감각신경성 난청 증상 'WES' 해독
임상유전학 전문가보다 24배 빨라
전문의 부족한 의료현장 혁신 기대

'2시간 소요' 희소질환 진단, AI로 5분 만에 '뚝딱'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이 AI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으로 임상유전학 전문가보다 수십배 빠른 속도로 희소 질환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체 데이터 분석과 검증에 쓰인 시간은 AI가 전문가보다 24배 더 빨랐다. 신속·정확한 유전변이 검사 기술을 통해 희소 질환 임상 분야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쓰리빌리언은 자사 AI 유전자 분석 솔루션이 평균 5분 만에 감각신경 난청 증상의 원인을 진단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는 AI와 인간 전문가가 각각 경증부터 중증 감각신경성 난청 증상이 있는 263명의 환자 유전체를 WES(Whole Exome Sequencing)로 해독했다. 난청 증상을 동반하는 유전 질환 871가지를 모두 검사 대상으로 설정한 후 쓰리빌리언의 AI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 '에비던스'와 임상 전문 그룹이 진단한 결과를 비교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총 263명의 환자 중 257명에 대한 결과에서 임상전문의 그룹과 '에비던스' 진단 결과가 일치했다. 일치도는 97.72%다.

환자당 유전체 데이터 분석·검증 소요 시간은 임상전문의 그룹이 평균 2시간, 쓰리빌리언 시스템이 평균 5분을 각각 기록했다. AI 시스템이 임상전문가 대비 24배 더 빠르게 진단 과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에비던스는 임상전문가 그룹이 발견하지 못한 4개의 원인 유전변이를 4명의 환자에게서 추가로 밝혀내는 데도 성공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쓰리빌리언의 AI 유전진단 시스템이 실제 임상유전학 전문가와 상응하는 수준의 진단 결과를 전문가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는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등 임상전문의 그룹(최병윤 교수팀, 박무균 서울대병원 교수팀, 김소영 분당차병원 교수팀, 김봉직 충남대병원 교수팀)이 참여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이 연구 결과를 종합한 논문을 게재했다.

전문가와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로 유전변이를 수분 이내에 찾아내는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의료현장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유전성 난청 비중은 노인성 난청을 제외하고 50%가 넘는다. 원인이 되는 변이를 찾는 작업은 난청 원인 파악과 적절한 청각 재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유전자 검사 기법이 다양하게 발전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연관성 있는 변이 규명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전문 수련을 받은 인력이 있어야만 원인이 되는 변이를 찾는 작업이 가능하지만 국내 임상 현장에 유전의학 전문의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안타깝게도 국내 임상 현장에는 유전의학 전문의가 크게 모자라서 게놈 해독을 완료하고도 원인 유전 변이를 찾지 못하거나 제대로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AI 유전진단 시스템은 이 같은 문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유전의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지 않은 임상 전문가도 쉽게 원인 변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