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우주강국' 첫걸음 내디뎠다

'누리호' 목표 고도에 근접했지만
위성 궤도 진입 기술 개선 과제로
자력 개발로 상당한 완성도 입증
민간기술 이전 후속사업도 탄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로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로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누리호는 21일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제2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목표지점인 지상 700km에 근접했다. 하지만, 최종 목표인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다.

위성 궤도 진입 기술 개선이라는 과제를 얻었지만 자력 개발 발사체의 첫 비행시험에서 상당한 기술 완성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누리호는 이날 발사 2분 7초 만에 고도 59㎞에 도달한 뒤 1단 엔진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이어 발사 3분 53초에 고도 191㎞에 진입, 위성 등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다. 발사 4분 34초 뒤 고도 258㎞에 올라가자 2단 엔진이 분리됐다. 다만, 3단 엔진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목표 고도인 700㎞에 근접했지만, 연소 중단으로 위성 모사체가 목표 궤도엔 진입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누리호 발사와 관련해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히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발사를 참관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뒤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다만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비행시험은 75톤급 엔진 등을 모두 조립해 성공에서 이뤄진 첫 발사시험이다. 실제 위성 등 탑재체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다.

첫 비행시험에서 위성 진입까지의 전 과정을 모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앞서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의 첫 비행시험 성공률은 27%에 불과했다.

누리호는 앞선 엔진 연소 시험을 지속 통과하면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첫 발사시험에서 엔진 분리, 페어링 등 고난도의 과정을 연속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 따랐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발사체 '나로호'도 페어링 분리 실패 등으로 2차례 실패 끝에 최종 비행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누리호는 위성 모형을 궤도에 안착시키진 못했지만 첫 비행시험에서 상당한 기술 완성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날 결과와 무관하게 반복 발사를 통한 민간 기술 이전을 골자로 하는 후속 사업을 진행한다. 첫 시험에서 드러난 기술 문제를 보완, 추가 발사에서 민간 기술 이전 및 누리호 개량형 사업 방향성 설정 등 과제를 수행한다는 목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