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 〈46〉NFT, 미디어세상 주류로?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최근 젊은층에게 부동산만큼 핫이슈인 것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일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제는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옮겨붙고 있다. 암호화폐나 NFT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 공통점이지만 사용 용도는 다르다.

암호화폐는 한정된 수량의 디지털 암호화폐로 주식처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NFT는 한정된 디지털 콘텐츠를 소장해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이기 때문에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기본적으로 NFT가 디지털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미디어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직은 그렇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폭스방송에서 NFT를 자사 프로그램에 적용하기 시작하는 등 투자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 인기 프로그램 '복면가왕'과 비슷한 포맷의 '복면가수'(Masked Singer)를 방송하고 있는 폭스는 TV쇼 디지털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NFT 'Miss Masky'를 발행했다. 지난 10월 Miss Masky NFT 1만개를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 시청자에게 무료로 제공하자 발행한 지 10시간이 안 돼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NFT 발행은 자사 콘텐츠를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 출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비록 초기의 Miss Masky NFT는 무료였지만 폭스사는 추가로 NFT 패키지를 출시, 유료 판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또 사진과 클립, 애니메이션과 긴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포맷의 NFT를 소장하는 사용자에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가 블록체인 기술 혜택을 누리는 것을 넘어 미디어를 적극 소장하도록 한다. '복면가수' 팬들이 Miss Masky NFT 시장에 적극 참여하게 해서 폭스의 다른 프로그램 NFT 구매까지 유도하는 것이다.

폭스는 '복면가수'뿐만 아니라 전체 프로그램에 NFT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NFT로 말미암은 비즈니스 기회가 미디어 미래를 새롭게 정립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폭스는 파트너와 이 분야에 1억달러 펀드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뿐만 아니라 CNN도 방송시장에서 'Vault by CNN'를 출시, NFT 사업에 진출했다. CNN에서 보도한 대통령 선거나 우주탐험과 같은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디지털 미디어를 '누구나 역사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NFT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장하고 싶은 NFT는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콘텐츠 회사나 창작자에게 NFT는 엄청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하는 것이다. NFT를 통해 자사 콘텐츠 저작권을 판매한 매출로 새 프로젝트를 위한 펀드 마련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창작자는 콘텐츠를 판매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중간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NFT가 창작자와 판매자 간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중대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방송사의 이 같은 시도를 보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NFT가 이제 방송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은 디지털 기술 발달로 아주 쉽게 디지털화한 콘텐츠를 소유·제작할 수 있다. 캐릭터나 프로그램의 주요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포맷으로 NFT를 판매할 기회가 많다. 축구선수 '손흥민 NFT'도 나올 것이라고 한다.

우리 콘텐츠 제작사나 창작자도 이제는 뛰어난 콘텐츠를 블록체인에 기반한 NFT에 적용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매출 창구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시청자는 '나만의 콘텐츠'를 소장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