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벤처붐 '강남구', 고시촌 '관악구' 벤처촉진지구로 신규 지정

지자체 '제2 벤처 붐' 확산 유도
취득·재산세 37.5% 감면 혜택
VC 밀집지역 투자 활성화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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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벤처붐을 일으켰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고시촌으로 유명한 서울 관악구 일대가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이하 벤처촉진지구)로 태어난다. 10년 만에 신규 지정됐다. 벤처촉진지구는 '제2 벤처 붐' 열기를 이어 갈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창업 열풍이 불면서 지자체 중심 추가 벤처촉진지구 신청과 지정 가능성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 강남구와 관악구 일대를 벤처촉진지구로 지정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시 강남구와 관악구가 벤처촉진지구 지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으로, 2011년에 마지막 벤처촉진지구가 지정된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의 추가 지정이다. 제2 벤처 붐이 확산하면서 벤처기업 육성에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벤처촉진지구는 벤처기업의 집적을 유도하거나 집적된 지역에 인프라를 지원해 협업형 한국형 벤처밸리를 조성하는 벤처기업 입지지원 제도다. 국내에서 벤처 붐이 있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시·도지사가 신청하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검토 후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전국 26개 지역이 벤처촉진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4200여개(지난해 9월 기준) 벤처기업이 있다.

벤처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지구 내 벤처기업 취득세와 재산세를 37.5% 감면해 주고, 개발부담금과 교통유발부담금 등의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규제특례와 금융지원 등도 장점이다.

관악구 벤처촉진지구 지정도면
관악구 벤처촉진지구 지정도면

신규 지정된 관악구는 청년인구 비중이 39.5%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지역에 있는 서울대와 연계해 벤처기업 입주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지구는 크게 서울대 캠퍼스와 신림, 낙성지구로 구성됐다. 벤처촉진지구 지정 이후 관악구청은 200억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메가 청년투자조합'을 조성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서울대 컨설팅센터가 벤처창업기업의 기술개발상 애로사항 해결과 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남구 벤처촉진지구 지정도면
강남구 벤처촉진지구 지정도면

2000년 초 벤처 붐이 탄생했던 강남구 역삼동 일대도 새로운 벤처촉진지구로 재도약한다. 이번에 지정된 테헤란로 이면 지역은 대로변 대비 임대료와 지대가 낮아 자본력이 약한 스타트업이 선호하던 지역이다. 중기부가 지난 2015년 초기 벤처창업가를 위한 시설인 팁스(TIPS)타운을 개관하면서 스타트업 집적지로 급성장했다. 강남구청은 벤처지구 지정 이후 신규 지정지역 기업을 위해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할 강남창업펀드를 53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박상용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관악구와 벤처캐피털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구 일대 벤처촉진지구가 제2 벤처 붐을 견인할 한국판 실리콘밸리와 테크시티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강남구-관악구 벤처촉진지구 개요

원조 벤처붐 '강남구', 고시촌 '관악구' 벤처촉진지구로 신규 지정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