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지목했다. 카카오의 성장 DNA인 '텍스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한다. 특히 3D 형태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남궁 내정자는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타버스 관련해 카카오가 'V2TF'와 'OTF' 등 2개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V2TF'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로, 메타버스향 롤플레잉 채팅을 기획하고 있다. 'OTF'는 '관심 기반' 오픈 채팅에 메타버스 접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텍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형태소를 기반으로 오픈채팅을 새롭게 기획·재정의, 메타버스향으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남궁 내정자는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를 가상공간 3D 아바타로 많이 생각하지만 3D뿐만 아니라 텍스트, 2D, 음향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모두 메타버스화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향후 전략적 인수합병(M&A)도 세계 시장 확장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메타버스·콘텐츠 분야에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비욘드코리아'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각 계열사에서 각사의 전략을 통해 현지 생존 전략을 펼쳐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통합 진출한다.
남궁 내정자는 “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 재팬과 카카오 픽코마를 재무적으로 통합해 일본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축을 일본 시장으로 두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카카오의 신규 서비스는 비(非)지인 서비스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카카오 성장에 '지인 기반 연결 서비스'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한계 또한 지인 기반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넘어서기 어려웠다는 판단에서다. 남궁 내정자는 “세계 인구로 봤을 때 지인의 비율은 1% 미만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앞으로는 99% 이상의 비지인과 디지털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되는 날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며 책임경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남궁 내정자는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카카오 주가 15만원은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2년 안에는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