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물방울 형광 리더기' 핵심 기술 개발...디지털 PCR 보급 견인

국내 연구진이 디지털 유전자증폭(PCR) 검사 장비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기존 기기 부품을 대체할 수 있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검사 장비 신속 현장 보급을 촉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디지털 PCR 검사 장비에 쓰이는 물방울 형광 리더기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ETRI가 개발한 광유체 물방울 형광 측정 모듈
ETRI가 개발한 광유체 물방울 형광 측정 모듈

PCR 검사 장비는 약 20㎕ 시료를 유전자 증폭해 분자진단에 활용한다. 유전자 농도가 너무 낮으면 증폭시켜도 양성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해 '가짜음성' 결과가 나올 수 있다.

ETRI 부품을 쓴 디지털 PCR 검사 장비는 시료를 2나노리터 미세 물방울 2만개로 만들어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친다. 물방울에 레이저를 조사해 형광측정 방식으로 검출, 유전자 농도가 낮아도 일반 장비보다 정밀하게 진단 결과를 도출한다. 물방울 생성기, 온도 제어장치 및 물방울 형광 리더기로 구성돼 하나의 장비로 유전자 분할·증폭·검출이 가능하다.

ETRI의 물방울 형광 리더기에는 물방울이 이동하는 유체 채널과 형광측정에 필요한 부품을 일체화한 광유체 집적 모듈이 적용됐다. 이런 광섬유 기반 새로운 모듈 개발은 기존 비싼 광학필터와 렌즈 등을 대체한다.

개발 기술 개요 및 기존 기술과의 차이점
개발 기술 개요 및 기존 기술과의 차이점

집적 모듈 활용으로 신호품질 개선, 생산 시간 절감효과까지 더했다. 부품을 줄이면서 복잡한 배치 설계를 안정화했고 빛 간섭으로 발생하는 신호 잡음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수동 광학정렬 공정도 자동화해 제조 시간도 단축했다.

부품 개발을 통한 장비 소형화로 차세대 진단 바이오칩인 '랩온어칩(칩 하나로 생체 샘플을 처리 및 가공하는 유체 제어기술)'구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나의 칩에서 시료 처리, 가공, 측정이 모두 가능해 진단검사, 신약개발 등이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김진태 ETRI 진단치료기 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개발 기술이 기존 디지털 PCR 검사 장비에 적용되면 감염병 검사를 현장에서 보다 정밀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다양한 바이오센서 검사 장비에 응용 가능해 시장 활성화 및 고용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디지털 PCR 검사 장비 개발 업체와 협업해 보급형 디지털 PCR 장비를 개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해 검사 장비 고도화 및 유전자 관련 정밀진단 장비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ETRI 'R&D 성과 활용 및 신사업 촉진 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바이오티엔에스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